`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 이한섭 지음 고려대학교 출판부 펴냄, 984쪽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쓰는 어휘 가운데 일본어가 수두룩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많이 순화됐다고 하지만, 애초 일본어였는지조차 모를 만큼 한국어에 뿌리박은 단어가 여전히 많다. 학계, 예술계, 법조계, 의학계, 언론계 등에서 쓰이는 용어 가운데 상당수도 일본어에서 왔다.

예컨대 `단어`(單語)라는 낱말이 중국과 일본 중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어 어휘 유입 역사를 20여 년간 연구한 이한섭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명예교수에 따르면 `단어`는 애초 일본에서 영어 `word`의 번역어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는 1895년 대한제국 관보에 처음 등장한다.

최근 출간된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고려대학교출판부)은 한국어 속 일본어의 존재를 샅샅이 탐색해 온 이 교수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저작이다. 1880년대 이후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들어온 어휘 3천634단어를 조사·검증해 뜻을 풀이하고 소설, 신문, 잡지 등에서 예문을 찾아 어원과 함께 수록했다.

저자가 택한 어휘 조사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어휘 형태나 단어 구성을 보고 일본어임을 판별하는 방법이다. `노가다`, `데모토` 등 내부 음절의 결합 방법이나 발음상 한눈에 일본어임을 알 수 있는 형태의 어휘나 `가(假)~`, `취(取)~`, `~적(的)` 등 일본어 요소가 있는 단어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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