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인간을 만드는 학문`이다. 예로부터 동양3국이 인문학에 중점을 두었던 이유다. 인재 선발 고사에서 인문학 시험에 중점을 두었던 것은 그 목적이 `우선 기본이 만들어진 인간을 뽑기 위함`이었다. 지금 우리는 `인문학 박대 시대`를 맞았다. 대학들은 인문관련 학과에 학생이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폐과(廢科)하기 시작한다. `심각한 인문학의 위기`를 맞아 `인간 다운 인간`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문학은 인간학일 뿐 아니라 상상력의 원동력이다. 빌 게이츠 같은 IT혁명가들도 인문학에서 얻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 다운 맛이 나는 정보통신기술`을 개발했던 것이다. 과학자든, 의료인이든, 기술자든, 법률가든, 인문학적 바탕을 가진 사람이 `인간의 훈김`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깡마른 심성`을 가진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을 얻어 가지려 하는 것이고, 인문학 교양서를 넓게 읽는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획기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초등학교부터 고교 졸업까지 12년간 인문학 권장도서 100권을 읽히겠다는 교육계획이다. 매월 한 권씩만 읽어도 100권이다. 시카고대학은 당초 별로 유명하지 않은 대학이었지만, 한 현명한 총장이 들어오면서 혁명이 시작됐다. 로버트 허친스 총장은 인문학 고전 100권을 완전 마스터하기 전에는 졸업을 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시카고대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가 89명이나 나왔다. “무슨 고전을 읽힐 것인가”하는 과제가 매우 중요한데, 하버드대는 권장도서를 고르는 일에 꼬박 1년이 걸렸다. 미국은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전공에 상관 없이` 고전 읽기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 `인간의 위기`를 절감하는 중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아니라고 버티고,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면서 사과하지 않고, `법적 책임`만 면하겠다며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인간 덜 된 국회의원`도 있다. 석가모니는 3가지를 가장 경계하라고 가르쳤다. “탐욕을 멀리하고, 화를 내지 말고, 유치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말라” 이 세가지만 실천해도 `제법 인간 다운 인간`이 될 것이다. 고위 정부 관리를 불러 호통치는 위세를 누리는 즐거움만 알았지, 인간되는 공부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정치인들이 이 나라에는 너무 많다.

인문학 공부가 본격화되어야 한다. 프랑스는 전통적인 `수학능력시험`이 있는데, 바로 인문학적 논술고사이다. 하물며 순경 채용시험에도 `어머니와 법`이라는 제목의 논술고사를 치르게 할 정도로 논술이 `시험의 핵심`이다. 인문학 위기시대에 최고의 처방은 `인문학적 논술고사`를 대학들이 광범하게 채택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