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장성 현진에버빌1단지, 허술한 조치속 방치<BR>조성 당시부터 지반침하 현상… 주민들 불안 호소
포항시 북구 장성동 현진에버빌 1단지의 4m 높이 외부 콘크리트 축대벽(옹벽)이 붕괴 위험으로 통행이 제한되자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2008년 8월 준공돼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 속하는데다 인근의 장성시장 일대가 택지 조성 당시부터 지반침하현상 등으로 인근 단독주택들의 골격이 뒤틀리거나 해마다 침수피해를 입어 온 만큼 부실시공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4일 현장확인 결과 포항북부경찰서 장성파출소와 인접한 이 옹벽은 외장블록이 심하게 떨어져 나간 것은 물론 한눈에 보기에도 앞으로 많이 기울고 곳곳에 균열까지 발생하는 등 아찔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옹벽의 붕괴 위험에 따라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한 지름 5~7㎝가량의 철 구조물 5개는 제대로 고정조차 돼 있지 않았고, 위험을 알리는 경계선은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었다.
이 옹벽을 기준으로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자리 잡고 있으며 불과 2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로는 물론 바로 옆 상가에는 어린이집도 운영되고 있어 옹벽이 무너질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안전을 위협하는 붕괴 위험 옹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아파트관리사무소와 포항시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 이모(43)씨는 “항상 오가는 길에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벽이 방치되고 있어 무섭다”며 “태풍이나 큰 비가 오면 더 위험해 질 수 있으니 신속히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진에버빌 1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전문기관에 해당 옹벽의 시설물 안전진단을 의뢰했다”며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들과 회의를 갖고 계획을 세워 보수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 안전정책과는 “관리소 측에 정밀안전진단 의뢰 및 실시를 요구했지만 그 결과가 언제 통보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면서 “공유지가 아닌 사유시설이므로 보수와 보강 책임은 소유자인 주민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북환경시민연대 측은 “아파트 신축 당시 문제의 옹벽 윗부분 지점에는 현장사무소가 위치해 기반 다지기 등 공사가 가장 늦게 이뤄졌을 수 있다”면서 “포항시가 뇌물수수 비리 등으로 얼룩진 사업현장인 만큼 주민들의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더 철저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