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일선 시군 작년부터 未경산우 브랜드육 육성
올해도 암소 4천마리 희생돼야

어린 수소의 불까기가 일반화한 가운데 이제 어린 암소는 난자까지 적출 당하는 등 그야말로 소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이는 소 사육에 따른 소득을 늘리고, 맛있는 쇠고기를 먹기 위한 인간들의 잔머리(?)로 인해 벌어진 사태로, 소가 인간들의 힘든 일을 도와주는 구실을 해 `친솔`취급을 받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작년부터 어린(생후 7~12개월) 암소의 난소를 제거할 경우 한 마리당 장려금과 시술비를 합해 70만원을 지원하는 일명 `미경산우(未經産牛·아기를 낳은 경험이 없는 소·어린 소를 말함) 브랜드육 육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경북도는 작년 한해 동안 21억원을 투자, 총 3천 마리의 어린 암소의 난소를 적출했으며, 올해는 28억원을 들여 처녀 소 4천 마리의 난소를 적출할 계획이다. 경북도내 한우 최대 산지인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는 하반기 중 270마리의 처녀 소에 대해 난소 적출 시술을 했으나 올해는 500마리 목표에 200마리 정도만 그쳤다. 장려금(마리당 55만원)과 시술비(15만원, 농가부담 3만원)는 경북도비 28%, 경주시비 67%를 지원하고 5%는 농가 자부담이라는 것.

이처럼 출산 경험이 없는 처녀 소에 대해 `몹쓸 짓`을 자행하고 있는 것은 암소의 마릿수와 함께 전체 소 사육 두수를 줄여 소값 안정을 기하는 한편 암소를 번식소 대신 일찌감치 비육우(肥肉牛)화하면 질 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행히도 올해는 송아지 값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암소의 난소를 적출하려는 축산농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관련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암소를 비육우로 키워 고기로 내다 팔 때보다 송아지를 출산, 길러서 파는 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경주시 축산과 담당자는 “작년처럼 송아지 값이 싸고 사료 값이 비쌀 때는 어린 암소의 난소를 들어내고 비육우로 키워 팔려는 농가가 더러 있었지만 송아지 값이 올해는 오르고 있는 추세여서 난소 적출 희망 농가는 극히 드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질 좋은 고기를 먹기 위한 인간들의 생후 7개월 이후 숫소에 대한 `불까기`학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행됐으며, 요즘에는 보편화한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어린 암소의 난소 적출은 처녀 소 브랜드육화 사업으로 작년부터 도입했으며, 시술 과정에서 소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다”면서 “축산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법인 설립과 브랜드 회원 모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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