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운하서 포항 미래를 묻다

▲ 텅 빈 채 한산한 인천항 부두의 모습.

경인운하는 올해로 개통 2주년을 맞았다. 아라뱃길 사업은 굴포천의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본래의 목적과 함께 물류운송, 레저 등의 목표 아래 추진됐으나 현재 모든 면에서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턱없이 저조한 물동량, 수질오염을 비롯한 환경적인 문제, 목표치에 밑도는 관광객 수 등 많은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경인운하 개통 1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평가 토론회는 이와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언급됐다. 개통 2년째 경인운하의 여러 논란점을 짚어본다. 수자원공사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 이준섭 차장이 도움을 줬다.

개통 1주년 평가 `낙제` 수준
컨테이너 물동량 예측치 6% 불과
수질 악화·생태계 교란 등도 심각

■ 글 싣는 순서

① 포항운하 발자취
② 포항운하의 현재
③ 국내 최초 경인운하
④ 경인운하 운영 현황
⑤ 프랑스 파리 생마르탱 운하
⑥ 프랑스 도시계획 전문가 진단
⑦ 포항운하의 문제점
⑧ 포항운하의 발전 방향

□ 경인운하 개통 1주년 평가 토론회

△경제성문제

경인운하의 경제성은 지난 1989년 수자원공사가 B/C(비용편익비, 1을 넘기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2.08을 예측했다. 이후 1996년 해운산업연구원은 2.2로 평가, 하지만 2010년 경인아라뱃길재검증위원회는 0.27로 들어간 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아 경제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예측치와 대비해 실적을 평가해보면 366만TEU로 예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만2천TEU로 6.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운송은 75만7천t의 예측치와 비교해 15.8% 수준인 10만4천t, 쓰레기운송은 136만2천t의 예측치의 1%도 못 미치는 0t이라는 실적을 나타냈다.

△환경문제

환경문제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강 본류, 주변 지류 및 매립지 침출처리수 유입, 유속정체로 인한 아라뱃길용수 오염가속화, 부영양화, 녹조, 악취 발생 심화 등 수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해수 유통에 따른 지하수 오염 및 염분 유입으로 주변 지하수도 오염되고 있으며 아라뱃길 용수의 배출에 따른 연안오염도 가속화돼 서해 연안이 오염되고 있다.

생태계 교란 및 서식지 파괴도 심각하며 개발에 따른 주변 교통량의 증가와 선박운행에 따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도 증가했다.

△지역문제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대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지역주민들은 관광산업 활성화와 오랜 숙원인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로 적극적인 찬성운동에 나섰지만,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교통문제, 환경문제, 홍수방재기능 저하문제, 지역공동체 단절문제 등 인천시와 계양구, 서구를 비롯한 지역 구성원들의 보완요구를 정부가 거의 반영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지역사회에 깊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 이준섭 차장이 경인운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 이준섭 차장이 경인운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섭 아라뱃길사업본부 차창

작년 방문객 305만명… 80% 만족
신규항로 개설 국제무역항으로 추진
유람선 운항확대 해양관광 메카 육성

-현재까지 경인운하의 운영실적은

△경인운하는 지난 2011년 10월말 시범운항 개시 이후 약 7개월간 각종 시설물 및 운영의 미흡 사항을 보완· 개선해 2012년 5월 전면 개통했다. 개통 이후 2013년 12월말까지 국제 및 연안항로 20개 노선(정기 2, 부정기 18)에 화물선 280척이 입항했으며, 2013년 컨테이너 2만8천TEU, 일반화물 9만6천t을 처리했다. 여객의 경우, 김포터미널~인천터미널, 여의도~덕적도, 연안~인천터미널~김포터미널, 여의도~김포터미널 구간 등에 5척이 운항을 실시, 2013년 17만4천명이 이용했다.

2013년 뱃길을 찾은 방문객은 305만명에 이르고 194회에 이르는 크고 작은 문화 이벤트가 연중 열렸다. 인천발전연구원에서 2013년 7~8월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만족도가 평균 3.89(만점5.0)로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방문율도 60%를 웃돌아 아라뱃길이 지역의 대표 여가문화장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만 배후 물류단지는 2013년 12월말 기준 김포 물류단지 81.2%, 인천 물류단지는 53.5% 분양완료 됐으며, 특히, 김포 물류단지에는 대규모 아울렛쇼핑몰이 입점 할 예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경인항(아라뱃길)은 신생 항만으로 안정적인 항 운영기반을 구축하고 활성화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및 해외 거점 마케팅 확대로 항 인지도를 제고하고, 배후단지 등 물류인프라 기반 구축으로 물류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화물선 운항확대를 통한 물동량 증대를 위해 정부·수공·운영사 협업강화로 다각적인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인센티브, 항비부담 완화 등 항 활성화 지원제도를 확대 시행해 국내·외 선·화주 이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에 적합한 부두특화를 추진하고, 동남아 등 신규항로 개설로 취항항로를 다변화해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 및 수도권 북부 지역의 특수화물(초중량화물)을 지속 유치하고 주운수로(18km)를 통한 수상운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주운수로(18km)와 김포터미널을 통해 한강과 서해를 연결해 여객유람선 연계운항을 확대하고 여객 및 관광레저를 활성화 할 계획이다. 수도 서울이 서해와 연결돼 관광·레져·문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며, 도서주민의 서울 접근성 개선과 서울·인천시민의 서해섬 관광 등의 편의제공으로 지역발전과 함께 새로운 해양관광 메카로 발전이 기대된다. 또한, 중간선착장(2개소)을 활용해 대중교통 접근성(공항철도 검암역·계양역) 제고로 뱃길 유람선 노선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 인천 지역의 다양한 축제(아시안게임, 수도권매립지 국화축제, 정서진 해넘이축제, 여의도 불꽃축제 등)·행사·이벤트를 활용해 테마 유람선 운항을 확대하고, 김포터미널 쇼핑(현대프리미엄 아울렛)과 연계해 새로운 여객 수요를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라뱃길을 수도권의 관광 거점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포항은 볼티모어 내항과 비슷
문화·볼거리·먹거리 등 풍성한
1년 365일 축제 항구로 조성을
市·기업·정치인 힘 모으면 가능

-포항운하에 대한 조언은

△포항운하를 보니 볼티모어 내항 재개발이 생각난다. 볼티모어는 1729년 도시가 건설된 이후 조선, 운송, 항만, 철도, 기계, 철강 산업으로 번창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서면서 마약과 범죄도시로 전락했다. 항만산업과 제조업은 쇠퇴했고 인구는 교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며 대폭동도 일어났다. 도시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1963년 시 관계자들, 지역 기업가, 정치인들이 하나가 돼 볼티모어항을 되살리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민관합동기구인 찰스센터-볼티모어 항구 법인이 설립됐고, 22만㎡의 버려진 해변가 공간을 재개발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마련됐다. 볼티모어항구 재개발 사업의 핵심 컨셉은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Festive Marketplace)`다. 문화, 쇼핑, 먹거리, 볼거리, 이벤트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1년 365일 언제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항구를 만드는 것, 즉 항구를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다. 항구재개발로 다시 태어난 볼티모어는 해마다 1천3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포항도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산업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고, 철강경기의 쇠퇴에 따른 현상황을 볼때 볼티모어의 사례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

우선 포항운하는 도심에 위치한 폭 20m의 휴먼스케일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것의 장점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워터프론트 계획을 제대로 세운다면 지가도 상승할 뿐만 아니라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카누나 카약과 같은 각종 수상레포츠도 유치하면 좋을 것이다. 해양스포츠는 모든 도시에서 하고 싶다고 할 수 없다. 포항과 같은 해양도시만의 특권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포항시에서 각종 단체를 유치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하 주변은 각종 동호회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하고 큰 건물보다는 소매점이 많이 들어와야 활동성이 커진다. 포항시와 시민, 기업, 정치인 등 모든 포항시의 구성원이 하나돼 포항운하 활성화에 앞장선다면 포항 살리기의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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