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관광공사 “활성화 위해 민간 매각 불가피”
市 “공공재적 성격 강해… 유보해 달라” 제동

경북관광공사와 경주시가 보문관광단지 내 보문상가 매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사는 단지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경주시는 재고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4월 8일자로 경주시 신평동 375번지 보문상가 2만6천563㎡의 부지와 지상건축물 17동 등을 106억5000만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그동안 2차례 유찰됐지만 25일 현재 2개 업체가 입찰에 응했으며, 낙찰자는 오는 27일 경쟁입찰에서 최고금액 제시자로 결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주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주시는 최근 경북도에 상가 내 야외공연장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25일 경주시장 명의로 매각을 유보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경북관광공사에 발송하기로 했다.

보문야외공연장의 경우 연간 800만명이 찾는 보문관광단지의 상징건축물로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며 매각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

보문상가의 경우, 전통건축 양식으로 지어진데다 보문관광단지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존치하며 역사적 가치가 적지 않으므로 매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제7대 시의회 등과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보해 달라눈 요청에 경북관광공사는 난감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일부 실무진들은 이미 15년전부터 매각대상 건물로 지정돼 매각을 추진해 오는 동안 방관만 하던 경주시가 갑작스럽게 제동을 걸고 나선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보문상가는 1975년 이전 설계 및 1979년에 개장된 재래식 시설이라 화장실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현재 상가건물 13개동 34개 매장 가운데 12개가 비어있을 정도로 침체해 있어 보문관광단지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민간에 매각해 상가활성화를 도모하고, 보문관광단지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매각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이미 지난 1998년에 매각대상 건물로 확정하고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그동안 매입자가 나서지 않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제 겨우 매입자가 나타나려 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경주시가 반대해 난감하다”며 “1998년 이후 15년 동안 매년 매각공고를 내고 유찰을 거듭하는 동안 전혀 관심을 전혀 기울이지 않던 경주시가 난데없이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종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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