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건물외벽서 둥지 발견… 서식환경 양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국립 안동대학교 한 건물 외벽에 둥지를 틀고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6일 오후 안동대 정문 오른쪽 도서관 건물 외벽 간판지지대에 나뭇가지를 모아 만든 70cm 크기의 둥지에서 황조롱이 한 마리가 들락날락했다.
몸길이 30cm 내외 크기의 황조롱이는 수시로 날개를 몹시 퍼덕이며 직선 비상하다가 비둘기와 같은 조류와 추격전을 벌이거나 20m 상공의 한곳에 떠서 마치 정지 상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황조롱이의 둥지는 지난해 10월 초 안동대도서관 주무관 김용욱(38)씨가 처음으로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도서관 건물 바닥에 흰 배설물이 집중해서 떨어지는 것을 이상히 여겨 살펴보니 5층 높이 외벽에 간판 지지대 틈새에 둥지 속의 황조롱이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까치인 줄 알았지만 최근 조류 전문가에게 확인했더니 황조롱이라는 것.
멸종위기종인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걸쳐 알을 낳는 매과류의 텃새로 알려져 있다.
안동대 생명과학과 이종은 교수는 “들쥐나 작은 새, 파충류 등을 잡아먹는 황조롱이는 주변 서식환경이 양호하고 서식처가 안전하면 도심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 어디서든 사는 텃새”라면서 “대학 건물에 둥지를 튼 것은 그만큼 서식 환경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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