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파 49명 무더기로 검거
레저사업 이권 다툼 과정
흉기로 무장 난투극 준비
범죄단체 구성 혐의 적용

▲ 포항 해상레저사업 이권과 관련 포항 삼거리파와 원정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흉기를 소지하고 포항시내를 배회하는 대구 동성로파 조직원들의 모습.

포항 월포해수욕장의 해상레저사업 이권을 둘러싸고 포항 폭력조직과 원정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흉기 등으로 무장했던 대구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동성로파` 조직원 49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 폭력배들이 폭력 등의 죄명으로 처벌받은 적은 있지만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 등의 혐의로 사법 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지방경찰청 폭력계는 22일 포항 해상레저사업 이권과 관련해서 포항지역 폭력조직과 패싸움을 하려 한 혐의(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 공동협박)로 동성로파 부두목 박모(45)씨와 행동대원 등 16명을 구속하고, 행동대원 안모(35)씨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달아난 행동대원 권모(40)씨 등 11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6월30일 오후 조직원들에게 야구방망이 등의 흉기를 준비시키고 나서 차량 6대에 나눠 타고 포항의 한 해수욕장으로 가 포항지역 폭력조직 `삼거리파`와 패싸움을 벌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대구 동성로파가 그동안 장기간에 걸쳐 월포 해수욕장 수상레저사업권을 빼앗았고, 이에 대해 포항 삼거리파가 크게 반발하자 선제적으로 반발을 막으려고 집단 난투극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성로파는 대구지역 활동만으로는 운영자금 등의 마련이 어렵게 되자 포항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씨 등은 포항에서 삼거리파 조직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2시간가량 대기하다가 패싸움을 포기하고 대구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모두 달아났지만, 이들이 원정 난투극을 벌이기 위해 대구시내 마트 등지에서 흉기 등을 사들이는 장면을 점포 폐쇄회로(CC)TV로 확보하고 포항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중간집결지로 이용한 고속도로 휴게소 CCTV 화면 등을 확인하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 윤기영 조직폭력1팀장은 “이번에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되면서 100여명에 달하던 대구 동성로파는 사실상 와해될 운명이고, 지역의 다른 폭력조직들의 활동도 위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달아난 남은 조직원들도 빠른 시일 내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 판례는 조직폭력배들이 물리적인 충돌이 없더라도 집단패사움 등을 위해 조직원들끼리 비상연락체계를 갖추고 특정 장소에 모이는 등의 행위를 범죄로 여기고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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