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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원인` 김치 700t 회수 20년 명성 풍산김치 `어쩌나`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2-12-07 21:18 게재일 2012-12-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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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지하수 바이러스 검출<bR>리콜 요청 쇄도·위약금 요구<br>수돗물로 바꿔 좋은 품질 보답
▲ 경북북부 최대 식품공장 안동 풍산김치가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유해요소를 차단할 수 있는 해썹(HACCP) 시설에서 사원들이 김치를 만들고 있다.

“2년 전엔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에 곤욕을 치렀는데 이번엔 느닷없이 나타난 `김치바이러스`때문에…”

20년 전통에 연매출 200억원. 경북북부 최대 식품공장인 안동 풍산김치가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근 영양 고춧가루가 잔류농약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안동 풍산김치에서도 식중독 균이 검출돼 대규모 리콜조치가 내려지면서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두 곳 모두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풍산김치는 올해 소비자 단체들의 김치 품평회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전국적 입지를 다지던 터라 안동시민들이 느낀 충격과 안타까움은 그래서 더욱 크다.

포항·서울 4곳의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 원인으로 식약청이 이 공장의 납품김치를 지목하고 지난 한달간 생산된 김치 700t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린 것이 발단이 됐다.

현재 식약청의 지시로 긴급 폐쇄됐지만 공장 지하수에서 식중독의 원인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리콜 요청이 쇄도하는 상태다. 일부 대리점에선 위약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 발표에 이어 서안동농협 측은 김치 발효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저절로 사멸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식약청 조사를 반박했지만 식약청은 지난해 경기도 한 김치 업체에 식중독 판정 근거를 제시, 일정 조건에선 김치도 식중독 균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5년전 해썹(HACCP)인증을 받아 다른 업체보다 위생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는 풍산김치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100% 지하수(지하 150m)를 쓰기도 했다.

최근까지 총 사용량의 20% 정도 지하수를 쓴 이 공장은 20년간 멀쩡하게 사용해온 지하수에 대한 올 상반기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김치의 성분 검사에도 노러바이러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돗물보다 원가가 싼 것도 지하수를 쓴 원인이지만 김치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불소성분이 없는 지하수가 제격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문호 서안동농협조합장은 “가격보다도 김치 발효에는 상수도보다 지하수가 유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안타깝다”며 “노로바이러스가 어떻게 지하수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시스템으로 해당 병원균 존재 여부를 상시 점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유야 어째거나 우선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 수돗물로 전면교체 하는 등 이번 사태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좋은 품질로 보답하겠다” 고 말했다.

경북 북부지역 농업에 뿌리를 둔 식품가공업이 잇따른 식품안전 사고가 겹치면서 지역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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