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새싹들을 누가 지켜주나
미래의 새싹들을 누가 지켜주나
  • 등록일 2012.04.24 21:54
  • 게재일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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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작년 12월 대구 중학생 왕따 폭력 자살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사건이었다. 생때 같은 자식을 너무나 참혹하게 보낸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폭력학교의 어린 희생을 보는 우리 사회는 미래가 캄캄해지는 절망에 빠졌다. 다시는 이같은 희생이 없도록 당시 정부와 학교당국은 온갖 요란한 대책을 내놓았고 어른 사회는 뼈를 깍는 반성과 참회의 목소리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4개월, 영주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대구의 경우와 꼭 같은 왕따 폭력으로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때 내놓은 당국의 대책은 면피용 헛소리였고, 어른 사회의 참회와 반성은 건성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새싹들을 누가 지켜줘야 할 것인지, 어떻게 지켜줘야 할지 암담할 따름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학교 안에는 이같은 폭력서클이 너무나 많아 교육당국이나 경찰이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한해에 왕따, 욕설, 구타, 금품갈취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 5명중 한명 꼴이고, 피해학생의 31%가 한번 이상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사실은 우리의 학교가 과연 교육기관으로 존속해도 괜찮을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 어린 자녀에게 보통 부모들은 `교육`, `교육`하지만 교육보다 더 소중한 것이 생명이고 인권이다. 학교내에 인권과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느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 학교가 없어진다면 우리사회의 장래 발전을 위한 인재양성은 접어야하고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리가 구가하고 있는 한국의 성공신화는 여기서 끝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의 교육문제는 국가안보와 비중이 같은 국가와 민족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안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교육관련 기관이나 경찰, 학부모 수준에서만 맴돌고 있을 뿐 국가 전체의 화두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 이 문제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번 19대총선에서도 이 문제는 거의 정치권의 의식속에 자리잡지 못했고 명색이 참교육을 부르짖어온 교육관련 노조나 시민단체들도 이 문제를 정치 현안으로 부각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전교조의 경우는 학생의 생명문제를 중시하기보다 현실적으로 문제 학생들의 탈선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인권헌장에 매달리는 바람에 학교 폭력의 직접적인 보호 책임이 있는 교사들이 학생피해에 대해 팔짱만 낀 꼴이 되고 말았다.

학생 폭력 피해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책임이 폭력대책을 실행하지 못한 학교와 경찰에 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지키기 어려운 대책을 내놓은 정부당국에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지금 단계에선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키기 어려운 대책을 내놓은 것도 사실이지만 조건이 어렵다고 자기희생적인 노력을 게을리한 학교와 경찰에 대해 책임논쟁만 벌려봤자 앞으로도 이 문제의 해결은 진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선학교의 학생보호 책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현 단계는 그 수준의 책임만으로 해결이 어려울 것같다. 그 보다 우리사회 전체의 가치의식이나 국가운영의 철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정부와 정치권이 잘못된 길을 가고, 사회 각분야가 잘못된 길을 가고, 가정이 잘못된 길을 간다면 학교와 교사만 옳은 길을 갈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선진국 문앞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개발도상국 시절보다 뒤쳐진 감이 없지않다. 가정과 사회에서 정도와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문제는 뒷전이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는 자만이 승자의 자리에 설 수 있고 인정받는 풍조는 경쟁지상주의-도덕불감증 사회를 만든 것이다. 최고의 부를 누리는 재벌들의 불법적 치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정치지도층의 비리, 출세한 사람치고 부정없는 사람이 없어 보이는 사회현상, 심지어 종교와 학교마저 부패로 물든 사회를 고치지 않고 어떻게 학교만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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