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생활폐기물 압축물 2만5천여개 쌓아
항공기 이·착륙시 문제 될수도… 대책마련 시급

▲ 포항공항 항공기의 원활한 이착륙을 위해 절취했던 인덕산에 생활폐기물을 압축 포장해 만든 `베일` 을 쌓아두면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공항 항공기의 원활한 이착륙을 위해 절취했던 인덕산이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가 생활폐기물을 압축 포장해 만든 `베일`을 이곳 인덕산 정상 2곳에 수북히 쌓아 놓았기 때문이다.

이 곳에 쌓여있는 베일은 대략 2만5천여개. 포항시 생활폐기물 압축포장시설에서 6개월 동안 뽑아 낸 수량이다. 베일은 하루 200개 정도 만들어져 이 곳으로 옮겨진다.

북쪽 장애봉 정상에 3단으로 쌓여있는 베일 더미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3~4m를 훨씬 넘어 보인다. 개당 크기가 1.4mX1.2m로 무게는 1.2t에 달한다. 반대편 구 쓰레기매립장 부지위에는 6단으로 쌓아놓아 높이가 6m가 넘는다.

해발 90m인 인덕산은 지난 2004년 포항공항 활주로 활공각을 위해 30여m가 절취돼 현재 해발 60여m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추세로 베일이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면 머지않아 산정상의 높이는 5~6m 정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포항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해서 이곳 산 정상에 베일이 쌓이게 된다면 어떤 문제를 일으키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하루에 200개씩 발생하는 베일을 이곳 외에 마땅히 쌓아 둘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포항시가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보다는 생활폐기물 압축포장시설에서 운반이 용이하고 보관하기 쉬운 이곳을 택하다보니 이런 현상을 초래하게 됐다.

포항시 한일도 청소과장은 “혐오시설에서 발생한 것(베일)이다보니까 보관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어 불가피하게 이 곳으로 운반하게 됐다”며 “산정상에는 항공기 이착륙에 문제가 없도록 베일을 4단 이상 쌓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정상에 이미 쌓아 놓은 베일의 높이가 5m를 육박하고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베일을 소각처리할 폐기물고형연료화(RDF)시설이 언제 설치될지도 모르는 점이다.

현재 포항시가 1천353억원(포스코 70% 부담)을 투입해 구 포항도시가스 자리에 건립키로 한 RDF시설은 올해 안에 착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당초 오는 9~10월께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중앙부처와의 협의 난항에 시설공사를 맡은 포스코가 올해 신규 투자를 전면 보류하는 분위기여서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설사 RDF시설이 내년에 착공된다하더라도 공사기간인 30개월을 넘겨 오는 2015년6월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3년6개월 동안 이곳에 쌓이게 될 베일은 대략 19만4천여개(하루 200개 기준)로 추정된다. 인덕산 정상을 온통 베일로 뒤덮게 되는 셈이다.

한편 인덕산은 서원재터널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연결돼 있으며 지난 2004년 장애봉 정상 30여m가 절취돼 포항공항의 활주로 활공각이 4.13도에서 3도로 낮아졌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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