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민 안동 길원여고 영양사<BR>모교 대구보건대서 특강
“고민만 하다 포기하지 마세요. 내가 꿈꾸는 삶은 작은 꿈이라도 빠르게 디자인하고 실천할 때 이루어져요.”
안동 길원여자고등학교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전소민(21·여) 영양사의 이야기다. 그는 올해 길원여고 영양사로 취업해 급식 1끼당 평균 2천900원의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요리에 대한 열정, 제과제빵 취미를 살려 학생들에게 정성을 들여 급식을 제공했다. 학생들은 평소 제공받은 급식 사진을 SNS 등에 올렸고, 큰 화제가 돼 방송 프로그램까지도 출연, `급식 천사`로 불리고 있다.
올해 2월 대구보건대학교 호텔외식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을 졸업한 전 씨는 지난 17일 대학을 방문해 강의실을 가득채운 50여명의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라고 주문했다.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급식이 나올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맛과 영양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제철 식재료를 구매해 원재료비를 아끼고, 조리과정에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식재료를 꼼꼼히 체크하고 구매하면서, 채소와 육류는 50%, 쌀은 30% 지원금을 보조받아 부족한 예산을 맞춰나갔다.
현장에서는 여고생만의 풍부한 감성과 이벤트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초복, 중복, 말복, 수능 100일, 빼빼로데이 같은 기념일을 상징하는 음식을 만들고 급식실 입구와 학생들이 기다리는 장소마다 예고 문구를 제작해 재미와 기대를 더했다. 특히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은 월별 생일상을 계획했고, 생일상에는 미역국, 잡채, 갈비찜과 직접 만든 디저트를 제공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전소민 씨는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문제에 당면했을 때, 고민보단 스스로 해결자라고 여기고, 주체적으로 소통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면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을 하며 대학원을 진학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쌓아서 5년 내 영양사 업무와 관련된 지침서와 노하우에 관련된 책을 꼭 만들고 싶다”며 “영양사가 천직이라 여기면서 즐겁게 일하고 꿈을 이루어가는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후배들에게 밝혔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