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의 `필즈상`은 4년 마다 젊은 수학자를 뽑아 100만 달러의 상금을 준다. 수학계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선발하는 노벨상 격이다. 러시아의 `은둔의 수학자` 그레고리 펠레만이 선정됐을 때 그는 “상을 받겠다고 며칠씩 수학연구실을 떠나란 말이냐. 나는 돈과 명예에 관심 없다. 동물원 원숭이처럼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기 싫다. 수학은 신으로 가는 길인데 잠시라도 그 길에서 비켜설 수 없다”며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데카르트와 펠레만은 `수학과 신학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동양의 주역(周易)도 수리(數理)로 우주의 원리를 설명한다. 음양 5행을 기본으로 복희씨는 8괘를 만들고, 신농씨는 이를 64괘로 나눴으며, 공자는 10익을 붙였다. 중국은 BC 700년 경에 수학을 이용해 우주의 이치를 해석한 것. 수학은 그래서 “신명의 덕에 통하고, 만물의 정에 비긴” 학문이라 했고, `6효`를 뽑아 길흉화복을 점치며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 `123456789`란 수열이 화제다. 탄핵 표결에서, 기권 1명, 찬성 234명, 반대 56명, 무효 7표, 8일 발의, 9일 표결이었으니 그런 수열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0이 없다. `박사모`들은 “헌번재판소에서 모든 것이 0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는 점(占)을 쳐보기도 한다. 혹은 “89일만에 헌재의 결정이 나온다는 암시가 아닌가”란 말도 나온다. 역(易)학자들의 점괘가 궁금하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