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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경북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이른바 ‘한국시리즈’ 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포항을 중심으로, 차기 경북도지사는 동남권(포항·경주·영천·영덕·울진·울릉)에서 나와야 한다는 ‘동남권 대망론’이 힘을 얻고 있다.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석호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강 전 총재는 이강덕 지지 입장문에서 “이강덕 예비후보와 경쟁할 경우 소중한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경북의 진정한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동남권 대표성’의 꿈 역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말해 자신의 선거에 나서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강 전 총재는 이어 “경북 동남권이 오랜 기간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한 만큼 이제는 동남권을 대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번에도 포항 출신 이강덕 예비후보의 도전이 무산된다면,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35년 동안 동남권에서는 단 한 번도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덕 예비후보는 “포항이 경북 제1의 도시임에도 도지사를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북 도정의 대표성과 균형의 문제”라며 “동남권은 경북 산업을 지켜온 도시로써 정당한 평가와 기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동남권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승리해 ‘동남권 출신 도지사 배출’의 꿈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전 총재의 지지 선언은 ‘동남권 대망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된다. 앞서 포항남·울릉 출신 박명재 전 의원도 지난 2월 이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힌 바 있어, 동남권 정치권의 결집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경북 동남권은 2025년 기준 인구가 약 100만 명에 육박하지만, 1995년 지방자치제 이후 단 한 차례도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선거 때마다 인구가 많아 동남권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과거에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표가 분산되면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항시 최초 민선 3선 시장 출신인 이강덕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동남권 정치권과 주요 인사들이 대거 결집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15일 포항 지역구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 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과 경주 김석기 의원, 영천 이만희 의원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이번에야말로 ‘동남권 대망론’을 실현해 경북의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15
포항시립예술단 홈페이지가 장기간 방치된 정보로 시민들의 빈축<3월 13일 본지 홈페이지 단독보도>을 샀으나, 15일 일부 개선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전히 합창단과 연극단의 정보 업데이트 지연, 공연일정 섹션의 기능적 한계 등으로 인해 “혈세 운영 시설의 관리 소홀”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공연일정 섹션, 교향악단 정보만 추가 공연일정 섹션은 과거 공연 기록 위주로 운영돼 왔으나, 4월 2일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222회 정기연주회 ‘벨칸토, 아름다운 노래’가 신규 등록됐다. 반면 합창단은 2025년 9월 4일 ‘제123회 정기공연-시절인연’ 이후 신규 일정이 없고, 연극단 역시 2025년 5월 23일 ‘제193회 정기공연-모르페섬의 한여름밤의 꿈’ 이후 2026년 이후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다. 시민 김모 씨(51)는 “교향악단 정보라도 추가되어 다행이지만, 다른 단체는 여전히 ‘정보 블랙박스’”라며 “혈세로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 마련이 우선”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예술단 소식·소개 섹션, 부분적 오류 수정 예술단 소식 섹션은 교향악단·합창단·연극단의 최신 활동을 알리는 핵심 공간이지만, 각 단체별로 최대 5년간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다. 교향악단은 2022년 9월 ‘2022 해오름동맹 시립예술단 합동공연 한국 환상곡 포항 공연 연기 안내’ 이후 신규 소식이 없었으며, 합창단은 2020년 7월 ‘코로나에 지친 시민 마음 위로 버스킹 공연’을 마지막으로 활동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연극단은 2023년 10월 ‘제9기 어린이 뮤지컬 아카데미 단원 모집’ 공고 이후 업데이트가 멈췄다. 다만 15일 현재 연극단 상임연출자 임기 정보가 “2026년 2월 종료, 위촉 완료 후 업데이트 예정”으로 수정되며 부분적 개선이 이뤄졌다. 반면 지난 13일 오전까지 해당 정보는 2026년 2월 임기 종료에도 불구하고 변경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시민들 “실시간 정보 시스템 구축 시급” 시민들은 “AI 시대에 홈페이지가 방치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합창단과 연극단의 향후 공연 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문화 향유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모(61) 씨는 “포항시립예술단 홈페이지는 공연일정 섹션만이 유일하게 제 기능을 하고 있어 ‘반쪽짜리 정보 창구’로 전락했다”며 “예술단 소식과 소개 섹션의 업데이트 지연은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정기 공연 정보는 티켓 예매 시작 시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며 “추가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A씨는 “온라인 플랫폼은 시민과의 접점이자 홍보 수단”이라며 홈페이지 개선을 위해 주간·월간 소식 업데이트, 실시간 정보 연동, 공연일정과 소식 간 링크 강화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개편으로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고, 홈페이지를 지역 문화 허브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오는 4월 3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스위스 대표 실내악 앙상블 제네바 챔버 앙상블의 내한공연이 열린다.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드보르작의 명곡으로 구성된 프로그램과 세계적 연주자들의 협연이 기대를 모은다. 제네바 챔버 앙상블은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활동하며, 유수의 국제 페스티벌과 콘서트홀에서 정교한 앙상블과 해석으로 찬사를 받아온 단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조화로운 울림으로 “살아있는 악기들의 대화”라는 평을 받으며, 이번 공연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할 예정이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7번 내림나장조 대공’은 생동감 넘치는 선율 속에 우아함이 깃든 작품으로 ‘실내악의 교향곡’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감성과 조화를 자랑한다. 베토벤 중기의 원숙한 예술혼이 묻어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3중주 1번 사단조 비가’는 러시아 낭만주의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애수와 격정이 교차하는 선율로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드보르작 ‘피아노 3중주 4번 마단조 둠카’는 동유럽 민속 리듬이 살아 숨쉬는 둠카의 리듬은 공연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번 공연은 국제 무대에서 검증된 세 명의 연주자가 함께한다. 피아니스트 이리나 슈쿠린디나는 2007년 스위스 취리히 오르페우스 국제콩쿠르 우승자로, 정확한 기교와 서정성으로 유럽 전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아미아 재니키는 레오니그 코간 국제콩쿠르 우승자이자 바이마르페스티벌, 시옹페스티벌, 라벨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축제에 참여했고 독주와 실내악 모두에서 탁월한 음악적 통찰력을 인정받았다. 첼리스트 다비드 피아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위촉작품 최고 해석상 수상자이며, 제네바 고등음악원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교육자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한 데 대해 청와대가 15일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라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SNS를 통해 언급한 단계라는 것을 감안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라는 ‘대의’에 공감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되 구체적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대처해나간다는 뜻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으로, 이에 기반해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라건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오영준<사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대구 중구청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출생인 오 의원은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제 9대 대구 북구의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오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며 “지난 4년 동안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여전히 민주당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시민들을 현장에서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구에는 어느 때보다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효용과 실리를 시민들이 다시 바라보고 있는 만큼 대구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미래가 열릴 중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젊은 세대가 선택한 중구가 그들의 선택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장 오래된 중심이 가장 젊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를 대구답게 만드는 중심인 중구에서 새로운 자강의 역사를 써 나가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의원은 오는 18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중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 의지와 향후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이진훈<사진> 대구 수성구청장 예비후보(국민의힘)가 수성구 신청사 문제 해결을 위한 두 번째 공약으로 범어네거리 현 청사 부지에 행정복합청사를 재건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예비후보는 기존 범어공원 이전 방식 대신 현 청사 부지를 활용해 행정·문화·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청사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범어공원 이전 방식은 공원 훼손 논란과 현 청사 부지 매각 문제, 막대한 재정 부담 등 한계가 있었다”며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상안에 따르면 신청사는 지하 3층, 지상 20층 규모로 건립되며 건축 연면적은 약 1만 평 수준이다. 구청사 4500평, 구의회 1000평, 보건소 1500평이 들어서고 나머지 3000평은 수익시설로 활용한다. 지하에는 500대 규모의 주차장이 조성된다. 1층은 민원실과 시민 휴식 공간을 중심으로 공원형 공간을 조성하고,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해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17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시비와 구 자체 재원, 공자기금 등을 활용하고 부족한 재원은 수익시설 임대 수익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나 LH 등 자산관리 전문기관에 개발과 운영을 맡기는 방식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예비후보는 “수성경찰서와 법원·검찰청, 세무서 등의 이전이 추진되면서 범어네거리 중심 기능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복합청사를 조성해 도심 행정·업무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 참화를 겪고 있는 이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특히 “이 범죄자가 살아 있다면”이라는 용어를 구사해, 항간에 퍼지고 있는 ‘네타냐후’ 사망설을 이란이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5일(현지시간) 자체 운영 매체 ‘세파 뉴스‘의 웹사이트를 통해 “만약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이 범죄자가 살아있다면 우리는 그를 계속 쫓아가서 온 힘을 다해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했다. IRGC가 네타냐후에 대해 “살아 있다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최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퍼진 ‘네타냐후 사망설‘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사망설‘은 지난 13일에 공개된 네타냐후 총리의 영상 연설에 대해 “오른손에 손가락이 6개 보이는 것을 보니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영상“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돌면서 퍼졌다. 이는 “네타냐후가 이란의 공격으로 숨졌으며, 이스라엘 정부가 AI 생성 영상을 내세워 네타냐후 사망을 은폐하고 있다“는 취지다. 미국의 보수 정치평론가 캔디스 오웬스는 13일 “비비(베냐민 네타냐후의 애칭)는 어디 있나“라며 “왜 총리실이 그의 가짜 AI 영상을 공개했다가 삭제하고 있느냐“라는 글을 소셜 미디어 X에 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상 촬영과 조명 각도 등으로 순간적으로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사망설에 신빙성을 별로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수작(酬酌). 이 단어를 듣고 “어머, 저 사람 수작 거네?”라며 눈을 흘긴다면 당신은 현대인입니다. 하지만 원래 수작은 참으로 정겨운 말입니다. 술잔을 따라주는 ‘수(酬)’와 그 잔을 받는 '작(酌)‘이 만난, 즉 ’주거니 받거니‘의 미학이죠. 요즘 회식의 꽃은 단연 건배사입니다. 옛날 선비들에게도 이게 있었으니, 바로 '권주가(勸酒歌)‘입니다. 송강 정철 선생은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라며 낭만을 떨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의 최고급 버전쯤 되겠네요. 그 시절엔 황진이 같은 명기들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하며 노래를 불러줬으니, 어떤 선비가 공자 왈 맹자 왈 하며 버텼겠습니까? 술잔을 비우기도 전에 목소리에 먼저 취해 ‘헤벌쭉’해졌을 게 뻔합니다. 요즘은 기생 대신 좌중의 ‘높으신 분’이 건배사를 주도합니다. 시대별 유행도 참 버라이어티하죠. 5·16직후: “잘 살아보세!”, “재건합시다!” (거의 노동요 수준) 사회 초년생 시절: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 발음 주의) 로맨티스트 시절: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인연을 위하여! - 당나귀 귀와는 상관없음) 최근 문학 동네에서 유행하는 화답형 건배사는 거의 예술의 경지입니다. 주창자:“맥.취.오!” (맥주에 취하면 오늘 밤이 즐겁고!) 좌중들:“당.취.평!” (당신에게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소주를 마실 땐 ‘소취오’, 막걸리 땐 ‘막취오’로 변주도 가능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하모니카 동호회에서는 한술 더 떠서 ‘하.취.평’을 외칩니다. “하모니카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는 뜻이죠. 아전인수격 해석이지만, 하모니카 불다 숨이 가빠질 때 술 한잔 들어가면 그게 바로 무릉도원 아니겠습니까? 술 주(酒)자를 파자해보면 ‘삼수변(水)’에 ‘닭 유(酉)’ 자가 붙어 있습니다. 닭이 물 한 모금 머금고 하늘 한번 보듯 천천히 즐기라는 뜻이죠. 하지만 우리네 현실은 어떻습니까? “원샷!”을 외치며 닭이 아니라 고래처럼 마십니다. 못 마시는 사람에게 벌칙을 주는 ‘벌주(罰酒)’는 거의 고문 수준입니다. “낮술에 취하면 애비애미도 몰라본다”는 옛말은, 아마 낮부터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사고 치지 말고 제발 밤까지 기다리라는 조상님들의 간절한 ‘경고’였을 겁니다. 사실 ‘수작’이 나쁜 의미로 변질된 건, 술자리에서 몰래 밀약을 하거나 음모를 꾸미는 ‘검은 수작’들 때문입니다. 남을 등쳐먹으려는 꼼수를 수작이라 부르다니, 술잔 입장에선 억울할 노릇이죠. 술도 적당히 마시면 인생의 활력소가 됩니다. 오늘 저녁, 좋은 사람과 마주 앉아 닭처럼 천천히, 하지만 하모니카 소리처럼 흥겹게 진짜 ‘수작’ 한번 부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당취평”을 외쳐줄 파트너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방종현 시민기자
지난 일요일, 봄기운을 느끼면서 팔공산 갓바위에 올랐다. 갓바위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100여m를 오르니 안내 표지판이 나왔다. 주차장에서부터 계속 오르막길로 내리막은 한 번도 없다. 1365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갓바위까지는 2km다. 중간 지점에 관암사가 있고 중간중간에 쉼터와 벤치가 있다. 앉는 것 보다 선 채로 조금씩 쉬어 가는 것이 좋다. 기자는 부산에서 왔다는 대학생 동아리 팀들과 함께 올랐는데, 갓바위 부처님께 정성껏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면서 취업을, 여자 친구를, 동생의 합격 등을 바란다고 했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경사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돌계단이 등장했다. 아! 이제 목적지가 가까워 오는구나 하면서 중간 중간에 손잡이를 잡고 호흡을 조정하며 오르니 드디어 갓바위다. 주차장에서 48분 걸렸다. 갓을 쓴 듯한 갓바위 부처님. 아래를 내려다보니 조그만 절집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오르고 있다. 저런 집에서 며칠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눈을 감고 양반질 하고 앉은 사람, 계속 절을 하는 사람, 서서 기도하는 사람 등이 보였다. 갓바위 부처님은 머리가 좋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많은 사람을 다 기억하여 바라는 것을 다 이루어 주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양초에 불을 붙이는 사람, 쌀 포대를 올리는 사람, 모두의 기도가 통했으면 좋겠다. 갓바위를 돌다가 바위에 동전을 붙이는 어머니를 보았다. 동전이 바위에 붙으면 반드시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한 바퀴 돌아 우연히 쓰레기 자루를 들여다 봤다. 다 타기도 전에 빼어버린 촛농들이다. 갓바위 부처님께 간절히 바라며 바친 초가 꺼지기도 전에 자리가 없다며 관리인이 다음 사람을 위해 정리한 촛농들이다. 기자는 초도 쌀도 가져오지 못했지만 지금, 나에게는 오늘 같은 날이 계속되기를 빌며 손을 모아 머리를 숙이고 내려오면서 갓바위에 대해 공부를 했다. 팔공산 갓바위 ‘관봉석조여래좌상’은 불상과 받침대가 하나의 바위로 만들어졌고, 머리 위의 보개(탑이나 불상의 덮개 부분)는 다른 돌을 올렸다. 받침대와 불상의 전체 높이는 5939cm이고 무릎 너비는 319.6cm로 부처님 몸에서 나는 빛을 표현하는 광배는 뒤에 둘러쳐진 바위로 대신했다. 이 불상은 9세기경 양식으로 ‘전통 사찰 총서’에는 신라 선덕여왕 7년(638)에 의현 스님이 조성했다고만 적혀 있는데, 조각을 한 사람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보개가 학사모와 비슷하여 수험생을 위하여 기도하면 특별히 효험이 있고, 갓바위 부처님이 부산을 향하고 있어 부산 쪽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소문이 나 있다. 주차장 식당가로 내려왔다. 시계를 보니 출발에서 돌아오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배가 고파 식당을 찾아 도토리 묵과 비빔밥에 막걸리 한 통을 시켰다. 묵채 비빔밥에 무, 물김치, 부추 찜, 된장이 나왔다. 된장을 놓고 쓱쓱 비벼서 몇 숟가락 떴는데 그릇이 다 비어 간다. 막걸리를 큰 대접에 반 정도 부어 마시고, 무, 물김치를 안주로 먹으니 제맛이다. 막걸리 1통에 도토리묵 한 그릇,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안영선 시민기자
경주 건천에 가면 아토피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는 편백나무숲으로 조성된 공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동료 사진작가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 경주 건천 편백나무숲은 건천읍 송선리 단석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정식 이름은 건천 편백나무숲 내음길이고 보통 피톤치드 공원이라 부른다. 숲 해설가의 이종백(전 경주시 강동면장)씨의 해설을 들으며 전체 숲을 둘러보면서 모처럼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공원은 1975년 이곳 출신 재일 교포가 약 1만여 그루의 편백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이다. 지금은 편백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피톤치드 천국으로 소개되고 있다.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왕복 1km 테크 길이 조성돼 어르신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산책코스 중간중간에는 쉼터 의자가 준비돼 있고, 정자도 2곳에 만들어져 있다. 여름철에는 윗도리를 벗고 피톤치드의 내음과 자연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입구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 5~6대 정도는 주차도 가능하다. 2024년 경주시가 이를 매입해 지금은 시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국도 20호선과 경부고속도로 건천 IC에서 멀지 않아 교통도 편리하다. 피톤치드란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물질을 총칭해서 하는 용어다. 식물을 뜻하는 피톤(phyton)과 죽이다는 뜻의 치드(cide)가 합쳐진 말로 살균 및 항균 작용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기정화, 탈취,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증진, 아토피 개선, 불면증 개선, NK세포 활성화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요 성분은 테르펜이며 페놀 화합물 알카로이드 당분 등의 다양한 물질도 포함돼 있다. 피톤치드 향기는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특수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1928년 러시아의 생물학자 보리스 토킨이 처음 발견, 1937년에 명명했다고 한다. 이곳 편백나무숲의 식물 분포를 조사해보니 목본류 56종(갈참, 물푸레, 광대싸리, 고욤, 작살 등)과 초본류 10종(꿀풀, 조뱅이, 벌노랑이, 노랑장대나물, 백선 등)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토피 피부병이 아니더라도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 향에 흠뻑 젖는 기분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쯤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권정태 시민기자
쌀밥에 따뜻한 고기 국물 한 그릇, 한국인의 밥상에서 이보다 자연스러운 조합은 드물다. 그 익숙한 밥상 속에서 지역마다 서로 다른 국밥의 맛이 이어져 왔다. 경상도 국밥의 본류는 한우국밥이다. 사골을 뽀얗게 우려내는 다른 지역의 방식과 달리 경상도는 한우를 삶아 맑은 육수를 중심으로 한다. 이 담백한 국물은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오래된 기억을 불러낸다. 어린 시절 운동회 날, 커다란 가마솥에서 퍼주던 한우국밥의 맛을 떠올린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밥 한 그릇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월과 함께 쌓인 향수의 맛이 되는 이유다. △경상도 국밥의 전통을 잇는 곳 경상도식 한우국밥의 형태와 맛을 가장 충실히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있다. 안동시 광명로 23에 자리한 ‘박정남 가마솥 한우국밥’이다. 이곳은 지역민들뿐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적잖다. 이 집의 국밥은 무쇠 가마솥에서 시작된다. 우선 한우를 충분한 시간 삶아 기름을 걷어내고, 맑은 육수의 결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화려한 양념 대신 고기 본연의 맛을 중심에 둔 레시피다. 전통의 방식으로 끓여낸 국밥은 마지막까지 온기를 잃지 않도록 유기그릇에 담겨 상에 오른다. 은은한 금빛이 나는 유기그릇은 국물의 맑은 빛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음식의 품격을 더 한다. △재료에서 완성되는 깊은 맛 이 업소가 국밥에 사용하는 고기는 100% 한우다. 사태와 양지, 수구레 부위를 사용해 육향을 살리고, 여기에 직접 담근 능이간장과 천일염으로 깊은 맛을 완성한다. 군더더기 없는 맛을 유지하는 것은 국밥에 듬뿍 넣은 대파와 무, 은은한 붉은빛 고춧가루가 잘 어우러진 결과다. 먹기 전 마지막에 살짝 더하는 두태 기름도 일품이다. 고춧가루를 가미한 두태 기름은 경상도의 전통기법으로 만들었으며 국물의 깊이를 한층 깊게 해줘 국밥을 한층 당기게 해준다. 이 집을 다녀 간 음식평론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풍미가 나는 이 기름을 ‘안동한우국밥의 정체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탁하지도 않고 맵지도 않고, 먹고 나면 시원하다는 소리를 듣는 이 국밥에는 박정남 쉐프의 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개업하기 전에 전국 유명 국밥집을 돌며 노하우를 전수받은 후 자신만의 감으로 이 맛을 완성해 냈다. △국밥 곁에 놓이는 부가 음식은 또 다른 즐거움 국밥 한 그릇과 함께 놓이는 음식들은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곁들임으로 노릇하게 구워내는 배추전과 육전, 고추튀김은 국밥과 함께 찾는 이들이 많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조리해 내기에 따뜻한 국밥의 풍미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종가음식 명인이 끓여내는 안동한우국밥 “부모님을 모시고 오시거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이 한 그릇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 업소의 레시피를 만든 종가음식명인 박정남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은 누군가에게는 보양이 되고, 또 힘이 되는 음식이 될 수 있도록 정직한 재료와 정성으로 전통의 방식을 지키며 국밥을 끓여낼 수밖에 없게 된다고 강조한다. 업소명에 그의 이름을 올린 것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기 위한 다짐이란다. 박 원장은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한우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집들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제대로 된 한 그릇의 한우국밥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동한우국밥이 안동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맛 본 추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노년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는 지금, 지역사회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는 것이다.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진정한 복지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대구 수성구보건소가 추진 중인 ‘찾아가는 건강 가꾸기 사업’은 행정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경로당 어르신들의 건강생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각 시설을 직접 방문해 건강상담을 하고, 심뇌혈관 질환 예방, 혈압측정, 노쇠 예방, 식습관 및 신체활동 관리, 사회적 교류 활성화 등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고산 건강생활 지원센터는 올바른 칫솔 사용법 안내와 칫솔 배부까지 병행하며, 생활 속 작은 건강 습관이 곧 큰 변화란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그것은 거창한 정책보다 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이야말로 인간의 품격을 지키는 시작임을 일깨운다. 지난 10일, 사월동 태왕리더스 경로당을 방문한 박세은 주무관은 어르신들의 혈압을 직접 측정하며 “뇌졸중이나 심근 경색의 초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119를 통해 응급실을 찾도록" 당부했다. 한쪽 마비, 언어장애, 시야 이상, 극심한 두통 등 전조 증상을 알려주는 그의 설명은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가 지역사회 보건 행정의 핵심임을 상기시킨다. 주민의 일상 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이 사업은 단순한 보건 서비스를 넘어, 공공의 건강권을 실현하는 적극적 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수성구 내 78개 경로당 중 5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라는 점은, 건강관리의 기회가 더욱 폭넓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촘촘한 행정은 의료 접근성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완화하는 실질적 대안이 될 것이다.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곧 가족의 안정이자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가치다. 수성구보건소의 ‘찾아가는 건강 가꾸기 사업’이 바로 그 가치를 지역사회 속에서 구현하고 있다. 노년이 외로움이나 질병의 두려움이 아닌, 존엄과 자립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행정의 현장이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매년 약 1700명의 보호 대상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정든 시설을 떠나 사회라는 거친 벌판으로 나온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독립’이 이들에게는 생존을 건 ‘자립’이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이들은 초기 자립 과정에서 주거 및 생계 불안, 사회적 고립 등 다중 위기에 직면한다. 특히 비수도권 청년들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지역 간 지원 격차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는 ‘열여덟 혼자서기’ 지원사업을 통해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총 5억 원의 예산을 투입, 경주·고리·새울·한빛 등 사업소 인근 청년 5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취업-안착’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사업은 단계별로 치밀하다. 1단계 ‘기초 다지기’는 자립 수당(월 30만 원)과 경제교육으로 안전망을 구축하고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2단계 ‘역량 키우기’는 대인관계 향상을 위한 사회 기술훈련(SST)과 맞춤형 기초학습비 지원이 핵심이다. 3단계 ‘혼자서기’는 취업역량 강화비(1인 최대 100만 원)와 방학 중 직장 체험(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실질적인 자생력을 높인다. 취업 후에도 사후 관리는 이어진다. 1개월 및 6개월 근속 시 각각 수당을 지급하고 직무 성장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며 고용 유지를 돕는다. 촘촘한 ‘기회의 사다리’를 타고 당당히 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 “홍콩의 하늘길을 여는 당당한 발걸음”⋯공항 서비스 전문가 이세인 사원 한국에서 비행기로 3시간 거리인 홍콩 국제공항. 타이완 국적 대형 항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유창한 외국어로 승객을 맞이하는 이세인 씨(23)는 자립 2년 차의 당찬 청년이다. 발전설비 전공자였던 그가 전공과는 전혀 다른 항공업이라는 분야에서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수원의 ‘취업역량 강화’ 지원이 있었다. 이세인 씨는 항공기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막연하게 공항 지상직의 꿈을 꿨다. 하지만 해외 취업을 위해 필요한 어학 수강료와 전문 자격증 실무 비용은 시설에서 갓 나온 청년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벽이었다. 이 씨는 “대학생 시절 관련 자격증을 따려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필요했지만, 재단의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비와 실습비를 전액 지원받았다”며 “덕분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에 매몰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며 스펙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홍콩에서의 첫 자립은 녹록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도시 중 하나인 홍콩에서 높은 월세 부담과 싸워야 했고 퇴근 후 불 꺼진 집에 홀로 들어올 때의 외로움은 그를 흔들었다. 이 씨는 “회사 동료들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시설 선생님의 격려와 현지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와 저녁에는 도서관에서 외국어 인터넷 강의와 씨름하던 강행군을 견뎌낸 끝에 그는 결국 해외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었다. 합격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엄마’처럼 자신을 지켜준 시설의 선생님이었다. 이 씨는 “힘들면 언제든 돌아오라던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타지 홍콩에서 외로움을 견디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으로 가족들을 홍콩으로 초대해 직접 번 돈으로 여행시켜준 경험을 꼽았다. 이세인 씨는 “이전에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세금을 내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됐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뿌듯하다”며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으로 여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제 지상직을 넘어 객실 승무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전문 교육을 수강하고 언어 능력을 보완하는 등 쉼 없이 스스로를 단련 중인 이 씨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비를 견디면 자립은 비로소 완성된다”며 “나 또한 내가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집을 짓듯 내 삶을 다시 설계하다”⋯인테리어 현장의 엔진 김영우 실장 울산의 인테리어 업체 ‘집 짓는 남자’에서 현장 관리를 총괄하는 김영우 씨(26)는 오늘도 도면을 손에 쥐고 분주하게 현장을 누빈다. 공사 현장의 소음과 먼지 속에서도 그의 눈빛은 도면 위의 수치만큼이나 날카롭다. 자재 수급부터 시공팀 조율, 공정 관리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곳이 없다.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베테랑의 기운이 물씬 풍기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어디서 살아야 할지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지 몰라 밤잠을 설치던 평범한 자립 준비 청년이었다. 김영우 씨는 고등학교 때 건축을 전공했지만, 졸업 직후 곧바로 전공을 살릴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자립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했고 당장의 월세와 식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과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 넘는 노동 끝에 돌아온 단칸방에서 그는 미래에 대한 확신보다 막막함을 먼저 배웠다. 그때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 바로 한수원의 지원사업이었다. 김 씨는 “매월 지급된 자립 수당은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고 자기 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자유’를 선물했다”며 “단순히 돈을 받는 것보다 그 돈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법을 배운 과정이 큰 안정감을 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전공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기산업기사 자격증 공부에 매달렸고 현장 일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헬스장에서 몸을 만들었다. 특히 재단에서 제공한 경제교육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법, 금융 사기 예방 노하우 등을 배우며 자립 이후 마주할 경제적 위험에 대응할 실질적인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취업 후 처음 현장에 나갔던 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김 씨는 “대표님과 작업자분들이 현장 도면을 두고 치열하게 대화하며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장면을 보며 비로소 내가 소속감을 가진 ‘일하러 온 사회인’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출근 이튿날 코로나19에 확진돼 잠시 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금세 현장의 신뢰를 얻었다. 월급 명세서에서 4대 보험료가 공제된 내역을 보며 당당한 세금 납부자이자 사회의 일원임을 느꼈다는 김 씨. 그는 이제 5년 내 1억 원을 모으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매달 적금액을 늘려가는 재미에 빠져 있다. 김 씨는 자립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립은 단순히 시설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겨내며 어른이 되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혼자 고민하며 고립되지 말고 사회가 내민 울타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중동사태로 한때 2,000원 선을 위협했던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이 지난 13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15일 오후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1,755원, 경유 1,748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지역 낮 최고 기온이 12.1℃를 기록한 15일 오후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상공에서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봄 하늘을 날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만인 15일 장동혁 대표로부터 ‘전권’을 약속받고 복귀하면서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초긴장 상태다. 이 위원장이 그동안 중진보다는 신인 발굴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에 그가 보수텃밭 대구에서의 공천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복귀를 알리는 입장문에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돌연 사퇴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대구시장 공천 후보자 선정에 대한 본인의 구상과 당 지도부의 견해차가 컸던 것이 결정적 이유 중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위원장은 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되는 대구시장 자리 만큼은 중진 현역의원보다는 초선 또는 정치 신인에게 문호를 개뱡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인물은 모두 9명인데, 이중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이 중진으로 분류되는 3선 이상이다. 초선은 ·유영하·최은석 등 2명. 여기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단수공천이 확정된 일부 지역 후보자 확정과 함께 대구지역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공천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박희정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포항시장 예비후보는 15일 “2018년 지방선거에서 41.41%의 득표율을 얻으며 ‘포항도 바뀔 수 있다’, ‘민주당도 승리할 수 있다’라는 꿈을 보여준 허대만의 영원한 동지 박희정이 허대만의 꿈을 가능성이 아닌 승리로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안동시 풍천면 스탠포트호텔 안동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지역구광역의원 후보자 합동연설 및 공개면접’에서다. 박 예비후보는 “포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책임지기 위해 출마했다”라면서 “포항의 위기를 관리가 아니라 전환의 기회를 만들 시장 역할을 제가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포항시장을 만들어내면 경북 전체의 정치 지형을 바꾸는 승리가 되고, 동쪽에서도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가 지역주의의 벽을 가장 현실적으로 흔들어놓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전국정당임을 증명하는, 민주당의 동쪽을 책임지는 정치인 박희정이라는 것을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희정으로 포항 재부팅’을 내건 박 예비후보는 포항을 국가 전략 산업이 들어오는 도시와 철강 이후 100년을 준비하는 산업도시로 만들고, 청소년·청년·여성이 떠나지 않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실천 전략으로는 행정이 일하게 만들고, 시정이 현장에 먼저 서고, 정치가 시민을 갈라놓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포항에 뿌리를 두고 민주당이라는 자양분으로 성장했고, 일로써 포항에서 검증을 받은 데다 네거티브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점을 내세웠다. 선거 필승 전략으로는 ‘원팀’을 내웠다. 그는 “이재명과 한 팀으로 일할 수 있고, 국회와도 든든하게 일할 수 있는 포항시장은 박희정밖에 없다”라면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포항 방문, 중앙당 을지로위원회와 현대제철 노사간담회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드렸다”고 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17일 포항시장 공천자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3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ESG 경영과 공공의 역할’을 주제로 ‘제8회 KOGAS 포럼’을 개최했다. KOGAS 포럼은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이 모여 천연가스 산업이 직면한 주요 현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기업 관계자, 도시가스사 및 발전사 관계자, 에너지 분야 학계 교수 등 약 10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현선 명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와 정원희 건양대학교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가 각각 ‘ESG 경영 과제와 공공의 역할’, ‘ESG 경영의 주요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김창봉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ESG 경영 및 공공부문 전문가 5명이 참여해 패널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전문가들은 ESG가 초기 열풍 단계를 지나 재정비와 구조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글로벌 규범과 공시 체계 속에서 점차 제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역시 범국가적 차원의 ESG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확산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공공기관이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오늘 포럼에서 전문가 여러분이 제시해 주신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정부의 전략과제와 국정과제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KOGAS 청정에너지 실현’을 ESG 비전으로 삼고, 제도적 기반 구축을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일본 JERA와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Operation Cooperation Agreement)’를 체결했다. 가스공사와 JERA는 세계 1~2위의 LNG 구매자로,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LNG 수급 관리 등 에너지 안보를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수급 관리 협력과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례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2023년 JERA와 ‘LNG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다. 작년 6월에는 일본에서 개최된 ‘2025 LNG 생산자-구매자 컨퍼런스(PCC)’에서의 협의를 통해 LNG 물량 교환(스왑) 사업까지 완료한 바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고조되는 지정학적 갈등과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JERA와 연내 카고 교환 추진 예정 등 국가 간 공조를 포함한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15일 제7호 공약으로 ‘아이부터 청년까지 함께 크는, 경북’을 발표하며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한 종합 인구정책을 제시했다. 이 예비후보는 “0세부터 초·중학생까지 공백 없는 24시간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생활 밀착형 돌봄 표준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 단순 교육을 넘어 ‘교육→컨설팅→자금→판로→투자’로 이어지는 5단계 여성 창업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고,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재창업을 돕는 ‘리스타트 패키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돌봄 서비스와 일자리를 결합한 돌봄 일자리 모델을 설계하고, 지역 맞춤형 공공산후조리원 확대와 산후조리 비용 지원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청년천원주택’ 사업을 경북 전역으로 확대하고, 주거정착을 위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보증금 및 월세 직접 지원, 전세사기 예방 시스템 구축, 주거복지 원스톱 상담센터 운영 등을 통해 청년 주거안심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는 초·중·고 전 과정에 AI 교육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포항의 기업혁신파크 모델을 확산한 산학융합 캠퍼스를 조성해 지역 산업과 연계된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제중과 특목고 신설, 명문 기숙형 고교 설립과 정착형 장학제도 연계 등을 통해 경북 지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 예비후보는 “영덕·의성·청송 등 인구감소 지역에 교육발전특구 지정을 적극 지원해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AI·로봇 등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직무 중심의 ‘훈련→현장→실습→채용’ 일괄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산업 수요에 맞춘 맞춤형 기술 교육도 확대하겠다”며 “특히 농업·산촌·어촌 지역 청년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비·기숙사비·생활비를 포함한 풀 패키지 교육 지원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