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안의 아열대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내륙에서도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곤충이 잇따라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동대 생명과학과 이종은 교수는 “지난 2001년 7월 22일과 2003년 6월 30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영양군 일대에서 동남아 등 열대 및 아열대의 다습한 산림지역에서 서식하는 (가칭)영양사슴하늘소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를 국내학회에 보고한 데 이어 최근 영국의 유명 학술지인 ‘엔터머라지컬 먼스리 매거진(Entomological monthly magazine)’에 관련 내용과 사진을 기고했다.

1912년에 첫 발견돼 ‘아우토크라테스 아에네우스’(Autocrates aeneus)라는 학명을 가진 이 곤충은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일부 등에만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몸길이가 6.2㎝, 몸통 너비가 2㎝나 되는 이 곤충은 턱은 사슴벌레를, 긴 더듬이는 장수하늘소를 각각 닮았으나 더듬이에 이빨이 있고 좌우 비대칭인 점이 장수하늘소와 다르다.

온대지방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이 곤충이 발견된 것은 그 분포영역이 한국까지 확장된 것을 의미해 생물지리학적으로 큰 의의가 있으며, 국내 학계에 전혀 보고가 안 된 대형 갑충이라는 점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이 곤충은 습도가 높고 산림이 우거진 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영양지역의 민감한 특정환경이 서식 배경인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어 이 곤충이 서식했는지 여부는 연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서식지 공개로 인해 멸종이 우려됨에 따라 멸종위기종 지정 등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정확한 분포와 서식밀도 등에 대한 정밀 학술조사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노창길기자

    노창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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