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유가족 만나
박훈탁 교수 발언 고개 숙여 사과
5·18민중항쟁 추모제 참석
민족민주열사묘지도 참배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17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했다. /위덕대학교 총학생회 제공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5·18은 시민폭동”이라고 망언한 박훈탁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대신해 광주를 찾아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위덕대 총학생회 ‘파랑’은 17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민족민주열사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어 이날 오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인 김길자씨를 만나 박 교수의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김씨는 민주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다.

위덕대 학생들은 김씨로부터 그날의 상황과 이후의 과정 등을 상세히 전해들으면서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가 끝난 뒤에는 학생들 모두가 번갈아가면서 김씨와 포옹했다. 1박 2일 일정에 따라 18일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록관과 계엄군의 헬기 사격으로 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다영 위덕대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총학생회가 나서서 조금이라도 상처에 공감하고 함께 하고 싶어 이번 방문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초 위덕대 박훈탁 교수는 ‘사회적 이슈와 인권’이라는 강의를 통해 “1980년 광주에 계엄령이 선포돼 20사단이 광주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 300명에서 600명의 폭도들이 20사단을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에서 죽은 사람이 200명 정도 되는데 70%가 등에 카빈총을 맞고 죽었다”면서 “카빈총은 국군이 사용한 총이 아니고 폭도들이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인만큼 이는 ‘폭동’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면서 오월단체(5·18기념재단,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를 중심으로 박 교수의 퇴출을 촉구하는 성명이 잇따랐고,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사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위덕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해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수위를 결정, 당사자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