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서울과 대구에서 잇달아 가진 국민의힘 복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나의 복당을 논쟁거리로 만드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국민의힘 지지층 65%이상이 찬성한다”며 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6월 11일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은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그의 복당문제에 대해 선뜻 결론을 낼 것 같지 않다.

전당대회가 임박하자 발언수위를 높이고 있는 주자들 중 홍 의원의 열성지지층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복당을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들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주로 영남권에서 광범위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홍 의원과 우호전선을 구축할 경우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측은 강성이미지를 가진 홍 의원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당내 세력이 상당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체로 국민의힘 중진들은 그가 당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SNS를 통해 “홍 의원은 오랫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분이다. 복당을 요구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주호영 의원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남북통일도 국민통합도 하자는 정당이다.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 복당에 대해 거부감을 표명하고 있는 측은 주로 소장파 당권주자들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호남출신 김웅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남당’, ‘꼰대당’이라는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세대교체를 원하는 초선의원들의 표를 얻으려는 속셈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쨌든 소장파 당권주자들의 거침없는 공세는 홍 의원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초선의원들의 거부감부터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이후 초선의원들과 소장파 당원들의 역동성이 커지면서 당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낡은 정당’이라는 색채를 지우기 위해서는 2030세대가 참여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당 안에서 커져야 한다. 홍 의원도 최근까지 젊은 의원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개별적인 만남을 꾸준히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홍 의원이 명심해야 할 것은 젊은 정치인들이 다소 거친 언사를 쓰더라도 맞상대를 해서 막말을 해선 곤란하다. 너그럽게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중진답게 당에 헌신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인상을 후배 정치인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맞다.

국민의힘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포용력을 가지고 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할 때다. 성공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당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개개인의 이해타산에 따라 유력 대선주자의 복당을 저울질하는 것은 편협한 행위다. 국민의힘 내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지역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경우 당의 기반인 대구·경북 민심부터 돌아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