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고령군 농민.

고령군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농산물이 어느 지자체보다 많은 곳이다. 딸기와 수박, 감자와 멜론은 물론 최근엔 쌀과 양파까지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살기 좋은 농촌 건설과 ‘농업인들의 꿈이 실현되는 고장’이라는 목표를 세운 고령은 산지유통의 규모화와 농업기술대학 특화 운영, 고령옥미 단지 조성, 스마트팜 확대 등의 세부적인 농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아래 고령군의 농업 진흥책을 보다 자세하게 살펴본다.

 

딸기·수박·감자·멜론·쌀…지역 농산물 품질 인증
낙동강변 천혜의 자연조건·사통팔달 교통망 구축
도농 복합 접근성 편리 귀농귀촌으로 최적지 자랑

온실시설물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자동화 운영
병해충관리·온습 제어 등 지원… 인력부족 해소
‘귀농인의 집’ 지원 등 지역 인구 감소 대비 총력

 

고령옥미는 ‘경북 6대 우수 브랜드 쌀’에 선정됐다.
고령옥미는 ‘경북 6대 우수 브랜드 쌀’에 선정됐다.

◆대가야국 도읍지 고령의 올해 농업 정책

고령은 지리적으로 가야산 맑은 물과 낙동강변의 비옥한 토지, 그리고 사계절 자연재해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옛 대가야국의 도읍지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다.

특히 광주-대구 고속도로와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교차해 전국 어디라도 최단 시간에 신선한 농산물을 수송할 수 있는 잘 발달된 도로망을 갖췄다. 그래서 일찍부터 도농 복합형 근교 농업이 발달했다.

고령군은 읍·면별 특화품목인 딸기, 수박, 감자, 멜론을 집중 육성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마늘과 양파 재배면적 확대에 따른 산지 생산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해 고령군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 지역농협에 양파, 마늘 저온저장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로써 수급조절이 가능해져 산지 유통의 규모화·상품화가 이뤄졌다. 이는 유통구조 개선으로 이어져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이 더해졌다.

또한 고령은 농업인들의 전문적인 농업기술 관련 교육과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농업인교육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농업인 스스로 농정에 참여하고 권익향상을 위한 농업회의소를 세워 회원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고령군의 대표 쌀 브랜드인 ‘고령옥미’ 육성을 위해서는 계약 재배와 더불어 음식점에 고령옥미를 공급하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접근성이 좋은 고령은 귀농귀촌의 최적지로도 인기가 높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고령으로 귀농하고 있다”는 것이 고령군청의 설명이다.
 

고령 개진감자가 수확되고 있다.
고령 개진감자가 수확되고 있다.

◆농업 경쟁력 높이고 첨단화된 생산기반 구축

먼저 고령군은 고령쌀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농가소득 보장을 위해 매년 옥미 및 특미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4개 업체(고령RPC·한일정미소·화암정미소·양전정미소)가 고령옥미 및 특미 계약에 참여한다. 약정 계획면적은 약 642ha. 여기서는 옥미 516ha, 무농약옥미 22ha, 특미 104ha가 재배되며, 약정 계획물량은 9만6천300포대(40kg)다.

고령군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해 고령옥미의 친환경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가야읍 신리와 외리 지역에 ‘고령옥미 무농약단지’가 조성됐다. 22ha 규모의 무농약단지에는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농업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친환경 인증 비용, 친환경 자재, 초기 제초를 위한 우렁이 등을 지원 중이다.

고령쌀의 품질관리는 계약재배를 통해 시작된다. 또한 고령옥미는 수매할 때 DNA 검사를 진행해 이품종 혼입을 막고 있으며, 불합격 시 3년간 고령옥미 계약재배를 제한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재배되고 유통된다. 병해충 방제도 무인헬기를 이용해 공동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스마트팜이 농촌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게 현대 농업의 특징 중 하나다.

스마트팜이란 온실 시설물에 자동·원격제어 등 환경제어 시스템을 구축한 자동화 온실을 지칭한다. 온실의 창문 개폐, 영양분 공급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병해충 관리와 온습도 제어까지 용이하게 해줌으로써 농가의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량은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고령군은 앞으로도 ICT와 연계한 시설원예 현대화사업,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추진해 노후화된 생산시설 현대화와 자동화시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농업경쟁력을 높이고,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좋은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령군청 관계자는 “관행 농업에서 기술집약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지역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첫 출하된 고령 성산멜론을 든 농민들.
올해 첫 출하된 고령 성산멜론을 든 농민들.

◆산지 수급의 안정화로 농가에 도움

최근 고령군 양파 재배면적이 500㏊ 이상 급증하고 있어 지역 농업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양파의 생산·저장·유통까지 처리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홍수 때 출하할 경우 산지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양파 저온저장·선별시설도 설치가 진행 중이다. 2018년부터는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지원사업이 진행돼 3개 지역농협에 양파·마늘 저온저장고를 건립했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고령군은 경북에서 양파 재배면적 1위인 지역이다. 생산 규모는 약 520ha. 2019년에는 수급조절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이런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고령군은 발 빠르게 대응해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다산농협에 저온저장고와 선별장을 건립했고,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을 위해 힘썼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

이런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고령군은 경북도에서 실시한 ‘채소 특작분야 시책평가’에서 2018년 우수상에 이어 2019년에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는 2년 연속 수상의 쾌거다.

지금까지 고령군은 양파·마늘 주산지협의체를 구성해 생산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각종 경비 절감을 위해 공동 농기계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수급조절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저온저장고와 선별장을 건립하는 등 여러 사업도 동시에 추진했다. 이는 좀 더 조직화되고 규모화 된 양파·마늘 중심의 농업경영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고령에서 생산된 딸기는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고령에서 생산된 딸기는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농촌인구 감소 극복할 귀농귀촌인 정책

고령군 역시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저하된 농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귀농귀촌.

도시경제 위축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삶의 가치 다양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귀농귀촌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추세다. 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성공하려는 귀농귀촌인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귀농귀촌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귀농귀촌인의 증가로 신규농업인 영농기초교육은 당초 6기 300명 계획에서 8기 380명으로 확대·추진됐다. 모두 380명이 수료함으로써 도시민들의 귀농귀촌에 관한 교육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과거엔 실직 등 실패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귀농귀촌을 도시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찾는 귀농으로 새롭게 인식시키는 긍정적인 성과도 함께 이뤘다.

고령은 ‘귀농인의 집’ 14곳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이는 귀농귀촌 희망자가 일정 기간 동안 영농기술을 배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외에도 주거 등 농촌 진입 초기의 부담을 덜어주고, 조기정착과 안정화를 위한 지원도 ‘귀농인의 집’이 하고 있는 역할이다

고령군은 도시민 유치 의지가 높은 지역이다. 이 의지를 귀농귀촌과 연계한 도시민 농촌유치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6억 원을 지원 받았다.

정주 의향 단계부터 이주 준비·이주 실행·이주 정착 단계까지 귀농귀촌 희망자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위해 2019년부터는 새롭게 4억5천만 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고령은 농업도시고, 경제의 근간이 농업이다. 농업은 지역경제의 윤활유이자 고령군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산업이 분명하다.

명품농산물 생산 지원체계를 완벽히 구축해 군정 목표인 ‘더 큰 고령, 더 행복한 군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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