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효과란 문화가 도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뜻하는 말이다. 쇠퇴해 가던 스페인의 지방공업도시 빌바오가 1997년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시설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경제적 부흥을 꾀한 데서 유래한 용어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해 빌바오시는 2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에 붙여진 수식어도 유명세만큼 다양하다. 빌바오 효과라는 말이 만들어졌고,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미술관, 전시 미술품보다 미술관이 더 유명한 미술관, 유럽에서 3번째로 연인원이 많은 미술관 등이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쇠퇴해가는 도시가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됐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미술재단 구겐하임과 도시재생의 의지가 강한 빌바오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 프랭크 게리의 작품이 기막힌 조화를 이뤄 기적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대구시가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에 나섰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로 대구를 빌바오에 버금가는 문화도시로 바꿔봤으면 하는 의도다. GRDP(지역내 총생산) 27년 꼴찌를 하고 있는 대구가 빌바오 효과를 통해 기적의 도시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시가 이룬 기적을 대구라고 못하란 법은 없다. 기적을 이루기 위한 대구시의 의지가 문제다.

삼성그룹 태동지라는 연고만으로 대구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할 수는 없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희망하는 많은 도시 중 대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인정할 빌바오시 만큼의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대구시의 비책이 궁금하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