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그저께(10일) “이제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며 국민의힘에 복당신청서를 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 즉시 복당하겠다고 했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일 넘기고 있다. 지난 총선의 불가피한 탈당은 국민의 선택을 다시 받음으로써 더이상 걸림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복당신청 이유를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홍 의원은 당시 미래통합당의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 의원이 복당신청을 한 것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슈가 되고 있는 야권 통합 이전에 미리 당내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표면적으로는 “홍 의원이 복당계를 제출하면 입당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실제로는 그가 복당할 경우 당내 분란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복당은 급한 일이 아니다. 시점을 봐야 한다”며 선뜻 환영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의 복당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여론이 맞서 술렁이고 있다. 초선인 김웅 의원은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라고 했고, 김재섭 비대위원은 “당을 향한 충심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 복당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복당 찬성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홍준표 복당불가론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은 여론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고, 주호영·정진석 의원도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포용력을 가지고 당의 파이를 키워 나갈 때다.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무엇보다 급하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물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범야권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대통합을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만약 홍 의원의 복당을 끝내 거부할 경우 보수정당이 스스로 유력 보수진영 대선후보를 밀어내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국민의힘내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지역 배제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경우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