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박모 할머니, 어려운 환경서도
이웃 위하는 마음으로 꾸준한 기부
지난 7일 폐지가 가득 실린 손수레가 영주시 영주1동 행복복지센터에 주차했다. 수레를 끌고 온 박모(81·여)씨는 100원짜리가 가득한 상자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동전은 왠지 모르게 반짝반짝 빛이 났다. 직원과 익숙하게 얘기를 나눈 박 씨는 다시 수레를 몰아 자신의 일터로 향했다.
영주시 영주1동에 살고 있는 박씨는 매일같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폐지를 수거하는 ‘폐지 줍는 할머니’다. 박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2명의 손자를 홀로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타인을 위해 기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난해 5월 폐지를 주워 마련한 50만원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30만원, 올해 2월 30만원 등 이번이 벌써 네번째다. 주름진 양 손으로 폐지를 모아 160만원이나 영주1동 행복복지센터에 전달했다.
박 씨는 “서로 도움 주고받고, 그렇게 사는 거지”라고 말했다. 매일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더러워서 돈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았다고 한다. 날개없는 천사의 고운 마음씨는 영주1동의 복지사각지대 대상자들을 위한 특화사업에 쓰여질 예정이다. “금액은 적지만 마음으로 돕고 싶다”는 박 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권경희 영주1동장은 “박 할머니의 기부는 특별한 기부”라며 “할머니의 진실 되고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