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초 육지승 군
게임기 사려고 3년 모은 용돈 털어
복지사각지대 등에 나눠줘 ‘눈길’
“어려운 이웃에 더 관심 가지게 돼”

고가의 수입 전자 게임기를 사기 위해 수년간 모은 용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은 육지승 군이 칠곡군에서 화제다. /칠곡군 제공
칠곡군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이웃을 향한 소중한 마음씨가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갖고 싶었던 게임기를 구매하기 위해 수년간 모은 자신의 용돈을 다름아닌 ‘달걀’을 사는데 모두 써버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다.

칠곡군 왜관초등학교에 다니는 육지승(10) 군은 3년전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TV 등을 통해 선전하는 고가의 게임기가 너무나도 갖고 싶어졌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10원짜리부터 1천원권, 5천원권 등 모든 화폐 종류를 닥치는대로 모았더니 3년만에 목표액인 50만원을 모으게 됐다. 육 군은 어린이날인 5월5일을 맞아 어린이인 자신에게 선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칠곡군 왜관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아버지 육정근 씨에게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코로나19로 많은 이웃이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평소 아버지와 선생님 등으로부터 “이웃을 돕고 살아야 마음이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육 군은 어린이날 당일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결국엔 게임기 대신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달걀을 사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로 하고 아버지에게 모은 돈을 모두 전달했다. 기부한 돈으로 구입한 달걀은 지난 8일 왜관읍 사회보장협의체가 준비한 생필품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에게 전해졌다. 육 군은 “게임기 대신에 계란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한 육 군의 선행을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 나눔과 봉사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칠곡/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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