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률<br>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부경대 겸임교수
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부경대 겸임교수

최근에 발표된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 12.9%, 여자 7.9%이며, 남녀 모두 연령이 높을수록 높다. 또한 당뇨병 인지율은 71.5%, 치료율은 66.2%, 유병자의 조절률은 31.1%, 치료자의 조절률은 25.8%이다.

이같이 당뇨병 치료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었으나 조절률은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사망률은 증가하여 현재 우리나라 국민 사망원인의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운동은 당뇨병 환자의 치료요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하지만 운동은 신체 건강한 사람에게도 일종의 자극이나 부하로 여러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예상하지 못하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과학적 근거 중심의 맞춤형 운동법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운동은 걷기와 등산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유산소 운동은 최소 8주 이상 잘 통제된 상태에서 실천을 해야 최대산소섭취량과 혈액 내의 혈중 지질 및 혈당 변화가 나타나지만 체중의 변화는 크지 않다는 것이 그동안의 연구결과이다. 하지만 비만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에너지의 이용률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지방의 산화량을 증가시키는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다. 지방산화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의 운동이 필요하다.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저강도, 즉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40~50% 정도의 운동 강도를 권장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에게 주당 700~1천200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이 당뇨병성 합병증이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열량의 소비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 강도로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유산소 운동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번 최소 6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걷기 운동의 경우 체력이 약한 사람은 운동 강도가 낮은 대신 운동량을 증가시켜 1일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켜야 하며, 체력이 좋은 사람은 속도를 증가시키는 등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여야 체중감소와 혈당조절 등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들은 신체적 한계, 개인적인 취향, 시설의 이용도 등의 이유로 인해 유산소 운동과 같은 한 가지 운동만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운동 편식은 지루함과 운동능력 향상의 한계를 가져와 운동의 중도포기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유산소와 저항운동을 혼합하는 복합운동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전에는 고혈당증과 당뇨병성 고혈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저항성 운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에서 주당 150분 이상의 저항성 운동은 당뇨병 위험이 약 34%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운동치료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저항성 운동을 기피하는 이유가 무거운 바벨이나 머신만 사용하는 운동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탄력밴드, 짐볼 등과 같은 소도구를 활용한 중강도의 저항운동은 운동 시 가동범위가 넓고 위험성이 적어 운동초보자에 적합하며, 운동의 다양성과 즐거움을 더해주어 장기적인 운동효과를 증가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항성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강도 이상이 돼야 한다. 중강도 이상의 저항성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하고, 근력을 강화시켜 장시간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주며 노화로 인한 근력 손실도 막아준다. 또한 저항성 운동은 지속시간이 48시간 이상으로 유산소 운동보다 운동효과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근육량의 증가는 근섬유 모세혈관과 비율을 증가시켜 근육 내 글리코겐의 저장능력을 향상시키고 골격근 조직 내 미토콘드리아의 양을 증가시켜 당화혈색소, 최대산소섭취량 등 임상적 향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유산소 운동의 경우 총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오랜 시간 운동을 하게 되는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와 근육의 과다사용으로 근육 손실 등이 나타날 수 있어서 전문가의 정기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저항성 운동의 경우에도 순간적으로 무거운 중량을 버티기 위해 호흡을 멈추게 되는 ‘발살바 메뉴버’ 현상이 나타는데, 이러한 호흡법은 복압이 높아져 순간적 의식상실,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항성 운동 중 호흡은 근육 수축 시 내쉬고 근육 이완 시 호흡을 들이쉬는 것이 안전하다.

결과적으로 당뇨병과 관련한 운동의 효과와 지속성을 위해서는 한 가지 운동만 수행하는 것보다 유산소, 저항성, 스트레칭 등 과학적 근거 중심의 다양한 운동을 번갈아 활용하며 자신에 맞는 운동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