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이라고 하면 영국 왕실의 결혼식을 먼저 연상한다. 얼마 전 99세의 나이로 숨진 영국 왕실의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결혼이 그러했고, 그의 아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이 또한 그러했다.

필립공은 여왕의 남편으로서 70여년 영국의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함께해온 왕실의 충실한 동반자였다. 그러나 찰스 왕세자는 1981년 전 세계 7억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고 두 아이까지 낳았으나 끝내 이혼을 한다. 왕위계승 1순위자와의 결혼으로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결혼도 뚯밖의 불화로 이혼으로 이어지고 만다. 다이애나비는 이혼 다음해 파파라치의 추적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지는 비극적 종말을 고해 세인을 더 안타깝게 했다.

찰스 왕세자와의 이혼으로 그녀는 왕족의 지위를 박탈당했지만 엄청난 재산을 위자료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결혼식이 세기의 이혼으로 끝난 사례다.

2019년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아마존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가 부인과 이혼을 선언하면서 세계 언론은 세기의 이혼이라 불렀다. 그의 부인은 이혼 위자료로 아마존 주식의 25%를 받게 됐는데, 이는 아마존 전체 지분의 4%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조원에 달한다. 부인은 단숨에 세계 최고의 부호 자리에 오르게 됐다.

IT업계 전설로 통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가 그의 부인과의 이혼을 선언, 화제다. 세계 4대 부호로 손꼽히는 그의 재산 약 145조원의 분할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더 관심이다. 베조스가 약 40조원의 재산을 분할한 전례에 비춰볼 때 또한번의 세기의 이혼이 탄생할 전망이다. 서민에게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들린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