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속속 윤곽
나경원 전 의원 출마 가능성 거론
권영세·조해진·윤영석·조경태 등
영남권 대 비영남권 대결도 이목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이 국민의힘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 지에 지역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오는 10일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TK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당대표 도전에 나서게 된다. 그동안 TK지역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할 당시에도 절대적 지지를 보내왔다. 특히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적 고향이 TK인데다 TK선거인단 규모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 의원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당권을 거머쥐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강력한 경쟁상대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권영세·조해진·윤영석·조경태 의원 등을 비롯해 초선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일부 후보군 중에는 나 전 의원이 출마하면 ‘수도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울산에 지역구를 둔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자 ‘도로영남당’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주 의원 견제에 나선 것도 문제다. 결국 주 의원이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TK표심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느냐가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적극적 지지층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데 TK선거인단의 경우 높은 투표 참여율과 응집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책임당원의 경우 TK지역이 30%정도 된다”며 “이번 전대를 앞두고 영남권 대 비영남권 구도가 형성되면 TK선거인단은 TK후보에게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TK가 국민의힘 중심이 되어 차기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정권교체를 하는 데 TK가 주축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더 강하게 불 수 있다”면서도 “도로 영남당 논란보다는 차기 당대표로서의 리더십과 자질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전국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영남은 언제나 우리 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곳이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곳”이라며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 영남 이외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유권자의 정서를 후벼 파듯 하는 발언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반대로 지역 정치권에선 주 의원보다 나 전 의원에게 우호적인 TK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주 의원이 원내대표에 있던 시절, 일부 지역의원들과 주 의원 간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나 전 의원이 오랫동안 당의 얼굴로 활약한 만큼,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당심에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TK지역 일부 의원들도 나 전 의원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고 있어, TK지역에서도 지지세가 꽤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은 나 전 의원으로서는 부담스럽다.

한편, 현행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되면 일부 당대표주자들은 최고위원 경선으로 목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TK지역에서도 최고위원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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