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다수, 2학년 2명 불러
물 4ℓ 강제로 마시게 하고
흡연 검사한다며 소변 강요
1시간 30분간 폭행 ‘신고 접수’
경찰·교육당국 조사 착수

영주지역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일 영주경찰서,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후 10시 30분께 영주지역 A고등학교의 3학년 학생 다수가 2학년 학생 2명을 기숙사로 불러 집단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고등학교 기숙사 내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하고 일부 관련자를 불러 1차 조사를 벌였다.

CCTV 영상에 폭행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피해 학생들은 “선배를 뒷담화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뒤 자정께 풀려났다”며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학생도 다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학생 중 1명은 화장실에서 흡연 검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소변을 보도록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1명은 4ℓ의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하는 등 1시간 30분 가량 폭행한 뒤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안을 두고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주장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사실 규명을 위해 조만간 A고교 교사들도 참고인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아직 가해 학생 수는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측은 폭력 행위 등에 가담한 2·3학년 학생 12명을 특정해 특수상해·협박, 미성년자 강제 추행 등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피해 학생 측 대리인은 “사건 발생 후 경찰에 사실관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점도 있고 학교는 사안을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도록 가해자를 특정해 정식 고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양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영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로부터 폭행 관련 보고서를 접수했다”며 “해당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회를 열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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