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역사에서 신화가 된 견훤’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는 상주박물관(관장 윤호필)이 견훤을 마을신으로 모시는 주민들을 초청하는 이색 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상주박물관은 최근 상주시 화서면 하송리 청계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전시회를 관람토록 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보름(음력 1월 15일)이면 마을에 있는 사당에 모여 마을신인 견훤대왕에게 마을과 상주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마을 제사)를 지내고 있다. 
 
견훤은 청계마을에서 북동쪽으로 20㎞가량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다.

‘영남지도’(1750년경 제작)에 청계마을 뒷산이 견훤산이고 ‘상산지’(1786)에 견훤성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 데다 이곳에서 견훤이 군사를 양성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면서 제사를 모시게 됐다고 한다.

마을에 있는 견훤사당(경북도 민속문화재 제157호)의 상량문에 적힌 연대(1843년)로 볼 때 이 사당이 조선시대에 건립됐고 동제도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된다. 

상주박물관에 초청된 청계마을 주민들은 박물관 전시실에서 자신들이 동제를 지내는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관람했다.

이를 본 주민들은 “힘들어도 제사를 지내온 것에 보람을 느낀다. 사당도 재현돼 아주 뿌듯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은 박물관 인근 상주자전거박물관도 견학했다.

행사는 박물관 측이 주민들에게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그동안 동제를 지내며 전통을 계승한 점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마련했다.

윤호필 상주박물관장은 “동제를 전승하는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긍심을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상주박물관 특별기획전은 6월 27일까지 진행되며, 상주에서 태어나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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