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새해 첫날 포항시 남구 대송면 철강공단 3단지 내 중앙스틸(주) 공장에서 면적 1천600㎡에 달하는 지반이 2~2.5m 아래로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해 포항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17년 11월 15일 5.4 규모로 발생한 강진 여파로 포항 땅속에서 무슨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토안전관리원이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31일까지 포항전역에서 지반침하 취약지역으로 판단되는 27개 구간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였다.

그저께(28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의하면, 27개 구간 중 17개 구간은 지반이 양호했고, 7개 구간은 지반표층만 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개 구간(13곳)은 ‘공동(空洞·땅꺼짐)발생구간’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북구 장성동 1429-1번지∼양덕동 2234번지 구간에는 모두 10곳의 공동이 몰려있는 것으로 확인돼 포항시가 하수박스 등을 추가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공동발생구간에 대해서는 즉시 복구작업을 하기로 했다.

포항시민들은 지반침하현상이 4년 전에 발생한 지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땅꺼짐 현상이 생기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지진이 나고부터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공사라도 하지만, 없는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북구 장량동 일대에서는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도로가 기형적으로 내려앉아 있는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포항시가 앞으로 지하시설물에 대한 지반탐사 및 안전관리를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지진전문가들은 “공동화 현상이 지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무른 퇴적암층이 많은 포항 지역이 대규모 지진으로 지반이 흔들리며 이것이 잦은 지반 침하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포항 지역은 깊이 3㎞까지 퇴적암이 쌓여있고, 퇴적암은 굉장히 약해서 지진이 한 번 나면 부서지기 쉽다는 것이다. 만약 땅꺼짐 현상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지진이라면 정부에서 피해주민에 대한 지원을 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