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저편’(문학과지성사)은 언론인 출신 문학 평론가로 문학과지성사를 만든 김병익(83)의 산문집이다. 2013년부터 일간지에 기고한 글 28편을 책으로 엮었다.

문학 평론가에서 출판 편집인으로 평생을 책과 함께 살며 시대의 운명에 맞서 온 저자는 책에서 만년의 여가로서의 책 읽기와 세상에 대한 소외를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가 읽은 60여 권의 책과 몇 년간의 사건과 사고들, 그리고 100년의 가까운 현대사와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고, 대학생으로 맞았던 4·19와 편집인으로 맞았던 6·10의 민주주의는 정치권의 상투어나 권력자가 남용할 위선이 아닌 우리 사회의 개인적 삶의 실질이 돼야 함을 잊지 않게 한다.

“이 세계가 허망하기에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것, 이 시대가 죄스럽기에 존중할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사회가 위선이기에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 인간들이 포악한 존재이기에 선의가 피어나야 한다는 것, 삶이 고통스럽기에 유머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 (‘생각의 저편’중‘고흐의증례’, p. 7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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