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당대표 맡아 민심 수습
대선 후보 지지기반 만들어야”
국민의힘 당내 논리 힘 실려
총리 이어 구윤철 부총리 거론
헌정 사상 첫 대구·경북 출신
TK패싱 줄어들지 기대감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정치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당대표 권한대행, 대구·경북 출신으로 국무총리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의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때문이다. 여야에서 이들의 차기 대선 정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대구·경북의 정치적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을 제치고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다. 대구·경북 출신인 주 대행이 제1야당 대표로서 대구·경북 민심을 다독여 야권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가 당내에 존재하고 있다. 특히,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논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충청권 대망론이 일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리는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주 대행은 “원내대표 경선이 마무리된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권 도전이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윤영석, 김웅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이 초청되고 있는 마포포럼(공동대표 강석호)에 주 대행도 오는 29일 강연자로 나선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1위를 기록한 주 대행이 전대 경선에 가세하면 당권 판도가 출렁일 수 있다. 다만,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와 당대표 선거룰(현행 당원 70%, 여론조사 30%) 변경 가능성 등은 주 대행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부겸 전 의원의 향후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구 경북고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총리 지명 직후 “협치와 포용, 국민통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과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 ‘지역 예산’ 등에 대한 대구·경북의 목소리가 문재인 정부 국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지역 민심을 잘 아는 김 전 의원이 총리를 맡음으로써 대구·경북이 각종 국책사업에 ‘패싱’되는 일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김 총리 후보는 차기 대선 불출마를 통해 차차기 대선을 위해 국무총리직을 수용했다는 말도 들린다. 22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설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구 영신고 등 대구 출신인 구윤철 국무조정실장도 문재인 정부 마지막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고자 재정적 역할이 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재정을 잘 알고 현 정권의 철학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관료로 구 실장을 꼽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력 후보군 중 1명인 노영욱 전 국무조정실장이 신임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점도 구 실장의 중용 확률을 높이고 있다. 이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구· 경북 출신 총리-부총리’로 귀결됨과 동시에 ‘대구·경북 공략을 위한 쌍끌이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여당에서는 ‘김부겸-구윤철 총리, 부총리’ 카드를 내세워 대구·경북 지역 민심을 다독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차기 전당대회에서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중심이 돼 외연 확장을 시도할 지 여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