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중진들 ‘필요’ 주장에
초선등 일부 ‘무의미한 논쟁’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둘러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4·7 재보선 압승 후 과거로 회귀로 비칠 수 있다’는 반발도 존재한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흠 의원은 2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요구를 국민이 어떻게 볼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니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화합 차원에서 결심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국민의힘이 정신 못 차리고 오만한 것 아닌가 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칫 도로 새누리당 비판에 휩싸일 수 있어, 사면론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날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선제적으로 사면론을 꺼낸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선거 끝난 지 일주일 정도 지나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국민들에게 ‘이제 좀 먹고살 만한가 보다’는 인상을 주기 좋다”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사면론을 제기하는 인사들은 극히 일부”라고 말했고,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소모적인 논쟁만 불러오는 사면론은 무의미하다. 우리가 사면할 수 있는 지위에 가도록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최다선 중 한 명인 서병수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국민의당 초선인 조수진 의원은 “‘대통령 탄핵’도 역사다.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며 “서 의원의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 국민의힘이 진짜 변하고 있음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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