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문 공수처 수사부장… 17년 검사 활동서 업무 능력 인정받아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문정부 초대 법제처장 지내고 靑 입성
김미애 국민의힘 비대위원… 작년 부산 해운대을서 초선 입문
황영수 대구지방법원장… 포항고 출신 첫 법원장 부임해 화제

포항 출신 법조인들이 정부 핵심요직에 발탁되거나 정계 내부에서 영전 이동하는 등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유력 판·검사, 변호사들이 견고한 맨파워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주목받는 포항 출신 법조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부장으로 임명된 김성문(54·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다. 공수처는 지난 16일 김 변호사를 포함한 부장검사 2명과 평검사 11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업무 분담까지 마쳤다. 당초 부장검사직에 정원 4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자 40명 가운데 단 2명을 낙점했다. 21일 출범 석 달째를 맞이한 공수처는 이로써 본격 수사진용을 갖추고 현재 1호 수사 대상을 검토 중이다.

신임 김성문 공수처 수사부장은 포항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지난 2000년 수원지검 임관 후 17년간 검사로 활동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의정부지검, 춘천지검 원주지청,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안양지청 등을 거치며 일반형사뿐만 아니라 외사·공사·특수·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사법연수원 교수까지 역임했다. 이후 창원지검 진주지청 부장검사, 부산지검 외사부장검사를 지낸 뒤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장검사를 끝으로 2017년부터 법무법인 서평 소속 변호사로 일했다.

김 수사부장은 검찰 재직 당시 무죄나 재기수사명령을 받은 사건이 전무할 정도로 업무 처리 능력이 꼼꼼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나 불공정과 같은 문제가 불거진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수사전담을 맡게 된 그가 앞으로 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3급 이상 고위 공직자 등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비리 의혹에 대해 어떤 수사 결과물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포항의 한 법조인은 “포항 지역 출신이 그동안 국회 입법 과정에서부터 큰 논란이 된 수사기관의 요직을 맡게 된 만큼 철저하고도 균형 있는 수사 처리를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김외숙(54·사법연수원 21기) 청와대 인사수석 역시 포항 출신 법조인이다. 포항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미국 버지니아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제처장으로 발탁됐으며 2년 뒤 청와대에 입성, 현재 정부 공직인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미애(52·사법연수원 34기)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포항 인맥을 잇는다. 가정 형편상 포항여고를 중퇴하고 부산의 방직공장에 취업한 그는 동아대 법학과를 다니며 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지난해 총선에 출마(부산 해운대을)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한 김 의원은 초선이지만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법원에도 포항 출신이 여럿 있다. 특히 황영수(56·사법연수원 23기) 대구지방법원장은 포항고 출신으론 처음으로 법원장에 이름을 올려 동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대구지법 이상우, 예혁준 부장판사도 포항고 동문이다.

포항에서 개업 중인 한 변호사는 “지역 출신이 정계나 법조계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거나 요직에 진출한 것 자체가 포항의 자랑거리”라며 “각자 맡은 자리에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동향 법조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