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이재혁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최근 황사가 심한 날에 사무실 공기청정기를 틀어보니 수치가 200ug/㎥을 넘어서 깜짝 놀랐다.

보통 8~9ug/㎥정도의 숫자가 기록되는데 이 정도의 수치라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할 정도의 높은 수치인 것 같다. 이런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 이상은 모르는 것이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가려져 있어 미세먼지 관련 뉴스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2013년 10월 발암물질 1급으로 지정했고 같은 발암물질 1급으로는 석면과 벤젠 등이 있다. WHO는 2014년 한해에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700만명이라고 발표를 했으니 2021년에는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위험을 알고는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것 이상으로는 신경을 쓰지 않고 보통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도 무관심할 뿐이다.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는 PM10과 PM2.5으로 나누는데 보통 머리카락 굵기의 1/5~1/7 굵기가 PM10이고 초미세먼지인 PM2.5는 머리카락 굵기의 1/20~1/30 굵기의 입자를 말한다. 크기가 매우 작아 폐 속까지 깊숙이 침투해 인체위해성이 높으며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질환이 증가하고 조기사망 발생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세먼지가 인체에 들어오면 혈관에 영향을 끼치며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역방응을 일으키며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나 주요 혈관질환을 일으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보통 50개 이상의 화학적 성분의 복합 혼합물이며, 다양한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입자상 물질을 총칭한다. 탄소화합물(corbonaceous components : 원소탄소와 유기탄소), 미세금속물질(trace metall : 납, 비소, 칼슘), 이온 성분(ionic components : 황산염, 질산염) 등 다양한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적인 발생보다는 인위적인 발생원에서 배출되어 생성되는 오염물질들이 많은 양을 차지해 상당량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암모니아(NH3), 휘발성 유기화학물(VOCs) 등의 전구물질이 대기 중의 특정 조건에 반응해 2차 생성된다.

미세먼지 발생원과 구성성분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방안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초미세먼지 구성성분에 대한 건강영향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유럽, 중국, 일본, 한국에서도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결과는 개별 구성성분의 위험도는 지역별, 사망원인별, 계절별로 달라지며 특히 생물성연소, 지역내 난방을 위한 화석연료와 차량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생성되는 오염물질들과 2차생성 오염물질들이 건강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스보일러는 대기오염에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부와 지자체가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설치가 불가능한 가정도 많다. 또한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서도 연료는 다르지만 각기 다른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고 있다. 산업단지나 공장 등에서는 국가에서 설치비의 90%를 지원해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교체하려 하고 있지만 기술의 한계와 현장에서의 비정상운영이 계속되고 있어 실효성이 낮은 상태이고 지자체의 관리감독 수준도 아직 낮은 수준이다.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2017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수립됐고 2019년 2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며 2019년 3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도록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세먼지의 농도와 배출량 저감을 하기 위한 관리만 하고 있고 인체위해성을 기반한 관리방안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환절기에 갑자기 찾아오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이 개인의 건강 관리문제보다 미세먼지가 주범이라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탁상행정과 복지부동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고 구호에만 그친 미세먼지 대책은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

지역별, 계절별 상황에 따른 조사연구를 먼저 실시하고 심도 있는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대책이 마련되어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각 지자체별로 대책을 실행할 때 국민은 안심하고 생활을 할 수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세먼지를 조심해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생존과 나아가 인류의 생존이 직접 관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