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125만t을 2년 뒤 바다에 방류키로 했다. 2023년부터 약 30년간 방류될 방사능 오염수는 빠르면 방류 7개월 후에 제주도 근해와 서해 등에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다. 18개월 후는 동해를 비롯 한반도 전체가 오염수 영향권에 든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경북 동해안 어민을 비롯 국내 수산업계는 벌컥 뒤집어졌다. 일본 정부가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삼중수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다지만 국제사회의 참여 없이는 믿을 수 없다. 특히 인체 내 피폭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륨)는 물속에서 제거하기 힘든 물질인 데다 일본 정부가 바닷물로 희석해 국제기준치에 맞춘다고 하나 안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신체 내 방사성 물질이 쌓여 핵종 전환이 발생하고, 유전자가 변경되거나 세포가 사멸할 수 있다. 또 삼중수소 반감까지 12.3년 걸린다지만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한 수십년 걸린다고 생각하면 오염수 방류가 미칠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

동해안을 끼고 있는 경북지방은 이 문제에 특별히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동해안 어민들은 각종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되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해산물 판매가 급감하고 수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수산업 전진기지인 포항을 비롯 동해안 일대의 수산업이 궤멸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격앙된 분위기다.

또 이 문제는 먹거리 불신으로 이어져 동해안 관광산업에도 나쁜 파장이 예측돼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어민들에게 이래저래 걱정거리를 늘려주고 있다.

한번 방류한 오염수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2년동안 정부가 총력 저지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 성과를 낼지는 정부의 대응력에 달렸다. 우리 정부는 긴급 차관급 회의를 열어 방류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대응책이 안 보인다.

어민들의 주장처럼 이 문제는 수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중국 등 주변국과 함께 강력 대응에 나서 오염수 방류시기라도 더 늦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수산업 궤멸까지 걱정하는 어업인의 심정을 잘 헤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