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직후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준표 의원 복당에 대한 공식 건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모 의원에 의하면 “홍준표 의원뿐만 아니라 들어오고 싶은 분은 모두 함께 해야 한다는 공식건의가 있었는데 당 대표 권한대행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경남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자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표면적으로는 “홍 의원이 복당계를 제출하면 입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내심으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심하게 부딪힌 홍 의원이 복당하면 내분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에 당 지도부부터 침묵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종인 키즈’로 불리는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분열 정치의 서막을 연 사람이다. 홍 의원에게 화합이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의 복당을 반대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대선 후보 경선 때 나를 반대하고 다른 후보 진영에서 일하면 되지 굳이 한국 보수의 적장자인 내가 들어오는 것조차 반대할 이유가 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당권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아우르는 야권 대통합을 이뤄내자”고 제안했다. 주호영·정진석 의원 등 당권 주자들도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현재 각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면 야권에선 대부분 윤 전 총장에 이어 홍 의원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끝내 거부할 경우 보수정당이 스스로 유력 보수진영 대선후보를 밀어내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국민의힘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포용력을 가지고 당의 파이를 키워 나갈 때다. 특정인이나 특정지역 배제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올 경우 국민들로부터 ‘벌써 배부르구나’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