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내 단일화 입장 정리
김종인 추대·선대위체제 의견도

4·7 재보궐 선거 압승으로 기세를 올린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현재 당권 경쟁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주호영(대구 수성갑)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간 단일화가 이뤄질까 여부다.

주 대행과 정 의원은 각각 당내 TK(대구·경북)와 충청권의 최다선으로, 5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정치궤적 마저 온건·개혁 노선을 고수해온 두 사람이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군으로 꼽히고 있다.

두 사람은 4·7 재보선 승리에 대해서도 각자 역할과 지분을 자임할 만큼 공을 세웠다. 주 대표 대행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삼고초려해 당의 개혁과 선거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 의원은 예민한 시기에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아름다운 단일화’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다.

주 대표대행과 정 의원은 금주 내로 단일화와 관련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재보선 당일인 지난 7일 비공개 회동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늦어도 일주일 내로 다시 만나 논의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역시 5선인 조경태 의원을 포함해 이들 ‘최다선 주자’만으로는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갖가지 난제들을 푸는데 역부족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영남권의 한 재선 의원은 “4∼5선 선수가 쌓이면 당권, 대권 출마 외에는 어차피 길이 없다. 일단 출마하고 보자는 심리 아니겠느냐”며 중진들의 경쟁적인 출격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 한때 ‘김종인 재추대론’이 나돌았고, 사퇴 이후인 지금까지 재추대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초선 의원은 “기존 주자들의 저항, 당헌·당규 개정작업 등 장애물이 많아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홀로서기에 대한 위기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당권과 별개로 대선은 ‘김종인 선대위’ 체제로 치르는 방안을 얘기하는 의원들도 있다. 한 의원은 “전대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되, 선대위를 조기 가동하고 김종인 위원장을 모셔오자는 것”이라며 일종의 절충안으로서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직 국민의힘이 당권을 둘러싼 지도체제 구도가 불확실한 가운데 당내 과반인 초·재선들이 이날 오후부터 선수별 회동에 연쇄적으로 나서고 있어 추후 당권 논의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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