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4차 대유행의 초기단계로 규정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달 2일까지 연장했다.

동시에 수도권과 부산 등 2단계 지역의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영업금지 조치를 내렸다. 수도권 지역의 식당과 카페 등은 하루 평균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서면 영업시간 1시간 단축도 검토한다고 했다. 당분간 핀셋 방역 조치를 통해 방역망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7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검사 건수가 줄어든 주말에도 600명대를 넘었다. 정부 기준대로라면 이미 2.5단계를 넘어선 수준이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감염생산지수도 1.12를 기록했다. 감염원이 불분명한 환자 비율도 27%다.

반면에 코로나 극복의 유일한 수단인 백신 접종은 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갈팡질팡이다.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한 지 40여일 지났으나 현재 접종률은 겨우 2.21%다.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114만명 정도다. OECD 국가 중 35위다. 백신접종 후진국 소리를 듣는다. 이 상태로라면 11월 집단면역 발생은 이미 물건너 갔다. 게다가 코로나 백신접종 후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급증한다.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건수가 1만1천건을 넘었고 사망의심 사고도 44건이 된다. 백신접종 후 이상신고의 90%가 AZ백신이다. AZ백신을 많이 써야 하는 우리로서는 접종 기피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정부가 4차 대유행 초기단계라면서 현행 거리두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3차 유행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 방역시스템으로 4차 대유행을 막겠느냐는 불만의 소리다. 현재 우리가 맞고 있는 코로나 상황은 방역기준이나 백신접종률, 백신수급 등 어느 하나 불안하지 않는 구석이 없다. 특히 시민의 개인방역 수칙준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 누적으로 시민의 자율방역 준수가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날씨가 풀리면서 사람의 이동도 크게 증가, 이런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신뢰할 방역대책을 제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