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석 홍

우리의 산하는 말 그대로 높고 낮음, 솟아오름과 파임의 더할 나위 없는 조화구도를 이룹니다. 산을 넘으면 내가 있고 내를 건너면 들판이 펼쳐져 있으며 들판 지나면 언덕과 재가 있고 재를 넘으면 또다시 산이 다가옵니다. 높고 낮은 산을 내려온 물은 좁고 너른 개울과 강을 지나 바다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 바다는 끝이 아닙니다. 신천지의 시작입니다. 배를 저어 동쪽으로 가면 서쪽이 나오듯이 말입니다. 물살도 구름도 햇살도 쉬어 갑니다. 밤새 맺혔던 풀잎의 이슬방울도 아침 햇살 받고는 몸을 숨깁니다. 내일 아침을 예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룻밤 푹 쉬고 나온 아침 해는 참으로 눈 부십니다. 온 세상 향기 다 채워주고 해는 다시 집니다.

새벽산길을 걸으며 시인은 자연스레 진행되는 자연의 순리를 새삼 깨닫게 되고 그 순행에서 희망의 빛을 보고 있다. 산과 들, 냇물과 바다, 일출의 아침볕과 일몰의 노을 속에서 끝없이 반복되며 굴러가는 희망차고 눈 부신 빛이 흐르고 있음을 예찬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