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매매 실종…땅값 시세·거래 문의 방문 발길도 ‘뚝’
올 하반기부터 아파트 입주 ‘봇물’…미분양 재발 우려

LH사태의 여파가 지역 부동산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5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사태 이전만 해도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부동산거래가 어느 정도 활발했지만, LH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전무한 상태나 다름없다.

원인은 이번 사태로 부동산 소비자들의 위축된 심리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날 대구 달성군에서 평소 토지거래가 잦은 부동산으로 알려진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직원들 외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모 공인중개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날이 좋아 나들이를 나오면서 부동산 물건을 구경하러 오는 손님이 꽤 있었는데, 이번 LH사태가 터지고 나서는 하루 평균 10팀 정도 방문하던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며 “꼭 토지를 사려는 손님이 아니어도 땅값 시세나 거래 상황 등을 물어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만 열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LH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돼 벌 받을 사람들은 벌을 받고, 정부가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을 내놔서 우리 업계도 일할 맛나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부동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백 모 공인중개사는 “땅을 찾는 사람도 확연히 줄었지만, 물건을 내놓으려는 주인도 줄고 있어 걱정”이라며 “땅을 팔면 세금 부과도 많고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요즘 매수인들에게 많이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부동산업을 유지하기 힘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토지부동산만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아파트 등 주택 역시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수년간 주택이 과잉 공급된 대구에서 또다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예측되고 있다.

특히 과잉공급이 시작된 지난 2018년 분양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 매매시장 침체와 미입주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 대구 입주물량은 1만7천472가구이고 오는 2022년 2만4천396가구, 오는 2023년 2만8천516가구 등이 차례로 예정돼 있어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대구는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고, 코로나19도 장기화하고 있어 미분양 사태가 재발하면 분양시장 침체는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관계자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내년에 앞둔 만큼 최근 급등한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올 하반기 본격 입주가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풍부한 유동성과 가격상승 심리 영향으로 올해도 주택이 과잉 공급되면서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턴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구지역은 지난 2005∼2007년 3년간 주택이 과잉 공급되자 2008년엔 미분양이 2만1천379가구를 기록했고 미분양 물량은 4년이 지난 2012년(3천288가구)에서야 안정 단계로 접어든 바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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