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사의 표명
‘대구 경북 패싱론’ 불끄기
‘영남 총리’ 입각설 솔솔
강경화 전 장관 등 ‘여성 총리’설도

대구 출신 김부겸 전 의원의 국무총리 입각설이 돌고 있다.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의와 함께 ‘영남 총리’ 또는 ‘여성 총리’ 입각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

4일 여권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4ㆍ7 재보궐 선기 이후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지난 1일 총리실 정례 브리핑에서 ‘4·7 선거 후 사의 표명을 하느냐’는 질의에 “때가 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총리 인사권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면서도 “거취 문제는 대통령에게 먼저 말씀드리고 입장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사실상 사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은 누가 될까. 현재로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은 나이와 경력, 지역 안배면에서 총리 입각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총리 후임 인선(人選)의 주요 키워드는 ‘지역 안배’와 ‘여성’이 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이낙연·정세균 총리 모두 호남 출신인 만큼 현 정부 마지막 총리는 영남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이광재 의원의 ‘막말’과 지속되고 있는 ‘대구ㆍ경북 패싱론’을 잠재울 카드가 여권으로서는 시급하다는 것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부겸 카드는 여러모로 청와대와 민주당에 유효한 카드”라면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부겸 전 의원을 총리로 발탁한다면 대구와 경북의 민심을 다독이며 선거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남녀 동수내각 실현’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총리 자리엔 여성을 앉힐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여성 장관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현 정부 여성 장관의 비율은 27%대에서 10%대로 떨어졌다.

따라서 일각에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입각설도 나오고 있다. 법관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첫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됐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에 올라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 초안을 마련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 투기 사태, 고위공직자의 내로남불식 부동산 재테크 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청렴한 이미지의 김 전 위원장 등용으로 현 정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배할 경우 ‘국면 전환’을 위해 예상보다 큰 폭의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대상이다. 경제부총리 후임으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또 그동안 개각 때마다 교체설이 나돌았던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또 다시 교체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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