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이 중국자본에 매각돼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그나칩 노조는 오는 월요일(5일) 구미공장에서 중국자본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매그나칩은 지난달 “미국 본사 주식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관련 유한책임 출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거래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6천억원)다. 매그나칩의 사무실은 서울과 청주에 있으나 사업장은 구미산단에 있다. 현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DDI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 화소를 조절해 영상을 구현하는 반도체)와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매그나칩의 DDI 반도체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 2위 수준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 시점에서 매그나칩반도체를 중국에 매각한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구미갑이 지역구인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은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에 매각되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핵심기술의 유출이 우려된다. 중국이 매그나칩을 인수하면 첨단 OLED 구동IC와 전력 반도체 사업의 기술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 의원은 최근 6년간 국외로 유출된 국내 산업기술이 121건이고 이 중 29건은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뜻한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안 그래도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OLED 시장을 잠식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헤드헌팅 사이트엔 ‘한국 기업의 OLED 관련 반도체·디스플레이 엔지니어를 구한다’는 중국 기업의 채용 공고가 수시로 올라온다.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한국의 핵심적인 산업 자산을 굳이 중국 같은 경쟁국에 넘길 필요가 있겠느냐’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가볍게 듣지 말고 ‘국가핵심기술’ 보유에 대해 철저히 심사해서 매각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