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百 본점, 7월 부로 영업 마침표
우방·청구·보성·남선알미늄 등
향토기업 지역민 기억서 사라져
한국델파이도 中기업 분할·매각
주민들 “뼈 깍는 자구대책 필요”

국내 마지막 향토 유통기업이었던 대구백화점 본점이 지난 29일 잠정 휴점을 결정하면서 지역 토종기업들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대구를 대표했던 토종기업들의 상당수가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현재 남아 있는 기업들마저 글로벌 경영위기 상황에 고전하고 있어 위기 상황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어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유통계의 마지막 보루였던 대구백화점 본점은 국내 굴지의 메이저 백화점들의 잇따른 지역 진출로 경쟁에서 밀리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온데다 코로나19 펜데믹 사태까기 겹치며 끝내 경영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역 유통업계의 위기는 지역 유통 양대 산맥이였던 동아백화점이 일찍이 이랜드에 인수되면서 시작됐다. 이어 대백아울렛이 개점한 지 2년도 넘기지 못하고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아울렛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치며 유통업계 위기 상황은 더욱 가속화됐다. 그나마 대구백화점이 토종기업의 명맥을 지키며 끝까지 버텨왔으나 신세계, 롯데, 현대 등 국내 대형 백화점들의 잇따른 대구 진출로 끝내 백기를 들었다.

국내 유망 건설업체로 성장했던 우방은 1978년 대구에서 설립된 대표적인 향토기업이었다. 대구 및 영남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우방주택은 경영부실로 회사정리절차 등을 밟은 이후 지난 2010년 9월 SM그룹에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사명을 씨앤우방에서 우방으로 변경했고 SM그룹 계열사로 자리잡은 뒤 우방은 티케이케미칼홀딩스에 흡수합병됐다. 우방의 계열사였던 우방랜드는 이랜드그룹에 인수됐다. 우방과 함께 맹위를 떨쳤던 청구, 보성 등의 지역 건설업체들도 우방과 같은 길을 걸으며 지역민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남선알미늄 역시 지역의 효자기업으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생활환경의 변화와 국민들의 선호도에서 밀려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SM그룹에 흡수 합병됐다.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던 자동차 부품 제조사 한국델파이(주)도 마찬가지이다. 1년 매출액이 1조원대, 전체 직원 1천700여명에 달할 정도였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17년 중국 기업에 분할 매각됐다.

이같은 지역 기업들의 위기는 우선 경제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지역민들의 애향심에 기대 안이한 경영을 해온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상선·김재욱기자

    심상선·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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