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은 신라 30대 왕이다. 태종 무열왕의 맏아들이며 어머니는 김유신의 누이 문명왕후다. 김유신 장군과 함께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중국 당나라 세력을 몰아내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명군이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사후에 있을지 모를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신의 시신은 화장하고 동해의 큰 바위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지금 사적 제158호로 지정된 대왕암이 그가 묻힌 수중왕릉이다.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감포 앞바다에 있는 대왕암은 평범한 바위섬이다. 가까이 가서 보면 바위 한가운데가 못처럼 패여 있고, 둘레에 자연암석이 기둥 형태로 세워져 있다. 못 안에는 거북이 모양의 돌이 앉혀져 있으나 전해오는 이야기의 실체를 발굴조사에 의해 증명된 적은 없다.

다만 외적의 침입에 맞서 사후에라도 나라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문무왕의 호국정신은 후대에 이르기까지 교훈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그의 대를 이은 신문왕이 아버지 왕의 뜻을 실현키 위해 세운 사찰이 감은사라는 것은 이런 역사적 전설을 웅변적으로 증명한다.

경주는 수많은 역사기록과 전설이 남아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문화도시다. 대왕암이 있는 양북면이 다음 달부터 문무대왕면으로 명칭이 바뀐다. 주민들의 전폭적인 찬성으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명칭을 행정명으로 바꾸는 것이다.

올해 인각사가 있는 군위군 고로면이 삼국유사면으로 바뀐 것처럼 지역의 역사성을 근거로 명칭 변경 움직임은 나름 신선해 보인다. 그 지역의 특산물뿐 아니라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는 데도 한 몫 단단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화재와 역사의 도시 경주가 이와같은 아이디어를 잘 개발한다면 경주의 브랜드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