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중호우로 붕괴된
충혼탑 뒤편 사면 보수 미루고
6·25참전용사 명예 선양비는
음각된 명단 탈색된 채 방치
무공수훈자 기리는 전공비엔
지역출신 대다수 누락되는 등
오랜기간 민원 끊이지 않아

[봉화] 봉화군 내 현충시설 관리가 부실투성이다.

봉화군에는 현충시설 2개소와 국가수호 현충시설 5개소가 있다.

봉화읍 호국동산에 있는 국가수호 현충시설은 오랜 기간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A씨(66)에 따르면 이 호국동산 충혼탑 뒤편 사면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무너져 붕괴됐으나 아직 보수되지 않고 있다.

2001년 6월 세워진 ‘6·25참전용사 명예 선양비’는 10개 읍·면 참전 용사 1천65명(당초 935명)의 이름이 빼곡하게 음각이 돼 있다. 이 음각된 참전용사의 명단은 제작한지 오래되고 탈색돼 비가 오는 날에는 명단중 상당부분 확인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한다.

이 명단은 읍·면 구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러 차례 이름을 새로 올리고 수정한 관계로 뒤섞이면서 발생했다. 계급이나 군번 등도 기재하지 않아 알아보기 힘들다. 5명 삭제, 2명 확인 불가, 6명 이중기재(?)로 누더기 용사비가 되고 말았다.

2004년 10월 건립된 이 호국동산의 ‘무공수훈자 전공비’에는 봉화군 출신 육군대장 ○○○외 88명(당초 69명)의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 유공자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봉화군 출신 6·25 및 월남전 등에 참전한 무공수훈자가 대다수 누락돼 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봉화군 출신 200여명이 6·25전쟁 참전 전사자, 부상자로 정부 무공훈장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이 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후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봉화읍에 사는 A씨는 “숙부 한 분이 강원도 양구군에서 6·25참전 중 전사했음에도 아직까지 무공훈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양구지구 등 각종 전투 기념비와 봉화군 6·25참전 기념비 명단에도 누락돼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6·25참전 용사증서 발급도 안 되고 국가유공자 묘지로 이장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전쟁영웅은 커녕 정말 조상 뵐 면목이 없다”고 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2002년 1월 현충시설의 관리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충시설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현충시설의 지정·보존·관리 등 관리부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보훈처도 2020년 9월 “사각지대에 놓인 전국의 현충시설 2천192개소(2021년 3월 현재 2천202개소)를 촘촘히 관리해 호국영령의 정신을 기리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 /박종화기자

    박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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