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영 서

입시울에 핀 꽃이 하늘가를 하늘거린다

잔털이 보슬보슬 저기 저 보랏빛 숨결

해걷이 바람꽃이 한 뼘 빛을 달래는

꽃잎 지는 해름길은 오싹하다

웬 재채기

꽃노을이 시들부들 적막한

적막은

속을

비운다

엄동을 견딘 대지에 차오르는 생명감을 예찬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맑고 밝기 그지없다. 봄까치꽃의 개화는 새 하늘을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남몰래 꽃잎을 떨구는 낙화, 그 환희와 정갈함이 묻어나는 낙화의 순간들에 대한 시인의 시선이 탐미적 언어감각을 얹어 이루어낸 짧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