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송 자

아침

해바라기 탱탱한 얼굴 위로

부전나비 한 마리 앉았습니다

잎사귀들은 침도 못 삼키고

바람은 숨도 멈췄습니다

엿보려고, 금빛살 촘촘한 창호지에 침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어머니는 귓속말로 이쁘쟈 참 이쁘쟈 하십니다

세상이 다 고요합니다

시인의 시선이 가 닿은 곳에는 아름다운 생명의 조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본다. 절대 평화의 풍경이 고요 속에 일렁이고 있는 것이다. 꽃에 앉은 나비도 잎사귀도 바람도 숨죽이며 그 장면을 몰래 훔쳐보며 서로를 지지해주고 함께하는 아름다운 연대를 이뤄가는 것이다. 절대 평화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