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추진, 악재로 유찰 거듭
최근 부동산 경기 상승세 타고
30개 기업 재공모 의향서 ‘후끈’
내달 본접수 비용만 수억 들어
업체들 간 막판 눈치싸움 한창
대기업 등 5곳 이상 참여할 듯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항 부동산 시장에서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30개 업체가 사전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가운데, 본 접수가 이뤄지는 4월 5일에 지역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구도심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사업’은 포항지진과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로 인해 지난해 5월 공모에서 유찰되는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당시 사업을 희망했던 모 업체가 돌연 회사 사정을 들면서 사업 포기 의사를 포항시에 전달했고, 기대를 모았던 구도심 개발은 또다시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포항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1일부터 전담부서인 민자사업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사업 추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무모하게만 보였던 포항시의 이러한 도전은 지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며 순풍을 탔다. 특히 전국에 걸쳐 아파트 거래가 폭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포항 부동산 시장이 투자처로 관심을 받게 된 것.

실제 외부에서 투자도 이어져 시내지역의 경우 신축 아파트 거래가가 평당 1천500만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건설업체들은 포항을 사업성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고, 이는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사업’에 그대로 반영됐다. 반응이 전혀 없었던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후반부터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포항시는 한국철도공사와 상호 협력해 사업자부담 완화를 위한 평가지표를 조정하는 등 사업 여건을 개선해 지난 1월 29일부터 오는 4월 4일까지 60일간 환지 방식으로 추진되는 2지구(포항시 북구 대흥동 2만7천700㎡)에 대한 재공모에 들어갔다.

특히, 포항시는 이전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걸었다. 공모 과정에서 옛 포항역 도시개발사업 신청서 접수 자격을 사전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로 한정, 사업 추진 의사가 분명한 업체만 선별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공모 결과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30개로 나타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물론 이들 30개 업체가 모두 공모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오는 4월 5일에 이뤄지는 본 접수는 제출해야 하는 서류 등에서 설계 및 디자인 등 비용에 최소 5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막판까지 참여 업체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다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최소 5개 이상 업체가 본 접수에 공모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항시는 본 접수인 4월 5일 이후 최종 심의를 거쳐 늦어도 4월 중순 이전까지는 우선사전협상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또 구 포항역이라는 상징성을 감안, 심사평가시 디자인 등에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 1군 건설업체는 이곳에 70층 규모의 아파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참여한 대부분 업체들이 50층 이상은 돼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구 포항역은 어떤 경우든 포항의 건축사를 다시 쓸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포항시 허정욱 민자사업추진단장은 “현재 참여 희망 업체 간의 눈치싸움이 한창이다”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번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업체 선정에 만전을 기울여 옛 포항역을 포항의 랜드마크로 키우도록 한다는 것이 포항시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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