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부동산시장 활황세로 건설사들 앞다퉈 물량 공세
“미분양 무덤 겨우 탈출했는데 또다시 발 묶일라” 우려 목소리

올해 초 전 타입 1순위로 마감한 KTX 포항역 삼구트리니엔 조감도. /삼구건설 제공

전국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활황세를 보이는 포항지역에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포항지역은 지진 후 아파트 분양이 없다시피 했고,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장기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는 잠재적 실수요자들이 많아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다만, 단기간에 과도한 물량이 쏟아져 또다시 미분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지역은 수년 안으로 22개 단지 2만5천774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공동주택 사업승인을 받아 이미 분양했거나 분양을 앞둔 곳이 17개 단지 1만5천967가구이며, 8개 단지 9천807가구가 사업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4월 한화포레나 포항을 시작으로 포항 초곡 공동주택, 초곡지구 공동주택, 우진2단지, 상도지구 주상복합 등 5개 단지 6천426가구가 올해 안으로 분양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포스코건설이 포항에서 최초로 시공하는 아파트인 포항시 북구 장성동 장성재개발사업(2천433가구)도 올해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 포스코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추진 중인 양학공원 특례사업(2천670가구)도 내년 안으로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포항시민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아파트는 포스코건설이 남구 효자동 포항제철서초등학교 부지에 짓는 아파트(약 450가구)다. 이 아파트는 당초 올해 하반기 분양예정이었으나, 학교용지 지정을 해제하는 절차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도시계획시설 해제에 따른 포항시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아 올해 안으로는 건설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포항 남구지역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아파트에도 관심이 높다.

사업계획 승인 예정인 상도지구주상복합, 상도동 주거복합, 경북일보 부지 주상복합 등은 49층으로 건립예정이어서 지역 최고층으로 우뚝 선다.

포항지역 부동산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과도한 물량이 쏠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포항은 정부가 미분양관리지역 제도를 시작한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5년가량 관리를 받은 바 있다. 2017년 11월에는 미분양주택 수가 2천470가구까지 치솟았으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70%를 넘기기도 했다. 고질적인 미분양은 2017년 포항지진이라는 악재 때문에 장기화 되긴했으나, 이보다 앞서 흥해 초곡단지 등 신규 주거단지 개발로 인한 아파트 공급과잉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포항시 북구지역의 D부동산중개사무소 소장은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나 활황세를 보이는 것은 좋지만, 2015∼2017년처럼 또다시 소화할 수 없는 분양이 쏟아지는 것은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면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는 가격이 기존보다 비쌀 예정이어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만큼 수도권이나 타지역의 외지투자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늘어나면 부동산시장이 침체하고, 외지투자 자본이 끊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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