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만날 이유, 하나도 없다”…회동 여부는 거리두기
민주당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 지지율 거품 주장

국민의힘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윤 전 총장의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은 이날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며 ‘윤석열 거품론’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SNS를 통해 “한때 반짝 지지율 1위였던 고건도 갔고, 김무성도 갔고, 반기문도 훅 갔다”며 “윤석열의 반짝 지지율 1위는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도토리로 만들다가 반기문처럼 사라지거나 제3지대에 머물며 안철수처럼 국민의힘을 괴롭히는 일”이라며 “윤석열의 등장이 국민의힘에는 재앙이 됐다”고 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도 “윤 전 총장의 대권 프로젝트는 이미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흘러나온 얘기”라며 “일정 정도 탈색 기간을 거친 뒤 제3지대 정당을 만들고, 국민의힘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등락이 굉장히 오르내릴 가능성이 많다”며 “현 기득권에 대항해 싸우는 포지셔닝으로 얻는 포인트가 있다면, 본인을 검증하며 떨어지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윤석열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지율이 하루아침에 30% 안팎으로 치솟은 현상을 볼때 윤 전 총장의 막강한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대권 구도의 상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부상에 야권은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의 만남 여부에 대해선 “나 스스로가 윤 전 총장을 당장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난다는 뜻”이라고만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선 건 소위 ‘부패완판’이 국민들의 정서와 통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정면 충돌하는 최선봉으로서의 상징성도 (지지율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강력한 권력 의지를 피력해 차기 후보로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과, 자신에게 쏠린 국민의 기대를 안정감과 신뢰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지지율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건·반기문 때와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고건, 반기문 두 인사는) 온실에서 자랐던 분들이 비, 바람 속으로 나오니까 야생에서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고 윤 전 총장은 풍상을 겪으면서 갑작스럽게 국민적 주목을 받은 분”이라며 “그분들과 궤를 같이하기 어렵고 독특한 나름대로의 강점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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