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방법으로 미역 채취
전통 어업문화 가치 등 인정받아
울릉군서는 매년 경주 펼치기도
어민소득증대·관광 상품화 기대

울릉도 주민이 떼배를 이용해 돌미역을 채취하고 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제공

울릉도와 울진 등에서 통나무 뗏목을 타고 미역을 채취하는 전통어업방식이 무형문화재격인 국가주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해양수산부는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했다고 8일 밝혔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열고 서류평가, 현장평가, 주민의견 청취 등을 거친 결과다.

해수부는 “환경 친화적인 전통 방식으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자연산 돌미역을 채취하는 문화자산”이라며 “역사성은 물론 생태계 보호, 주민참여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떼배 어업은 앞으로 3년간 해수부 지원을 받아 복원과 계승 절차를 밟게 된다.

울릉도·울진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오동나무처럼 물에 잘 뜨는 통나무를 엮어 만든 떼배(뗏목)로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미역을 채취·운반하는 전통어업을 말한다. 지리적 특성상 해안이 절벽으로 이뤄져 있고 해안가 수심이 깊어 떼배가 아니면 작업이 거의 불가능해 대부분의 미역채취는 떼배에 의지해왔다.

울릉도·울진 지역의 돌미역은 품질이 좋아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남아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다.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매년 음력 3∼5월 사이 파도가 고요한 날에 이뤄진다. 혼자서도 작업이 가능하지만 대체로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떼배를 타고 미역바위까지 접근해 한 사람은 창경(수경)을 들여다보면서 긴 낫으로 미역을 자르고, 다른 한 사람은 낫 작업이 편리하도록 노를 잡고 떼배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채취한 돌미역은 떼배에 실어 마을까지 운반한 뒤, 볕이 좋은 백사장의 미역발에 널어서 건조하고 어촌계는 10∼11월께 미역바위닦이를 해 품질 좋은 미역이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울릉군은 전통 떼배 수산물 채취 문화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오징어축제에 어촌계별 떼배경주를 펼친다.

이번 떼배어업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으로 전통 어업문화 보전과 함께 어업인 소득 증대와 관광객 증가, 지역브랜드 가치 향상을 비롯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성열산 해양수산부 어촌어항과장은 “앞으로도 각 지역의 전통어업과 관련된 유·무형 자산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사라져가는 전통어업을 보전해 나가고, 어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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